"사직구장에서 홈런 치는 게 힘들어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고승민(22)이 선제 결승포 포함해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강 희망을 이어가게 했다. 고승민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고승민은 매 타석 양질의 타구를 생산해냈다. 밀고 당기면서 외야 곳곳으로 타구를 보내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1회 첫 타석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고승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고승민은 3회말 1사 1루에서 등장해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의 6구 째, 139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4호 홈런이자 데뷔 후 첫 사직구장 홈런이었다. 발사각은 29.7도, 타구속도는 173km였다. 선제 투런포로 롯데는 기선을 제압했고 고승민의 투런포는 결승점이 됐다.
이미 멀티 히트 경기를 완성한 고승민은 이후 타석에서도 뜨거운 방망이를 놓지 않았다. 5회말 2사 후 우전 안타를 기록했고 7회에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옆을 꿰뚫는 강한 타구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대주자 장두성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그동안 고승민은 플래툰 시스템에 갇히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더니 좌투수 상대로도 문제 없는 타격을 선보였다.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최근 고승민은 꾸준하게 우익수로 기용되고 있다. 플래툰 시스템에서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볼 수 있다. 좌투수 상대로도 최근 3타수 3안타다. 우투수와 마찬가지로 좌투수 상대로도 똑같은 접근법을 가져가고 있다. 주전급 선수로 한 단계 더 다가섰다고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고승민은 이에 "사실 좌투수에 대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반기에는 욕심이 강했지만 후반기에는 좌투수 상대로 기록도 안좋고 했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이제는 어떻게 투수 타이밍에 맞출지를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좌투수 상대로도 좀 더 편하게 치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더 열심히하고 잘해서 성과를 내면 좌투수를 상대로도 계속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반기에는 이정후(키움), 호세 피렐라(삼성)만큼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고승민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보다는 기록이 좋으니까 만족할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경기 내용을 따져봤을 때 득점권 기회에서 잘 쳐야 승리에 보탬이 되고 저에게는 그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희생타도 못 쳤다. 그래서 아쉽다”라고 긁적였다.
그러나 이날 팀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홈런에 리드오프로서 만점 4안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고승민은 "올해 후반기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기니까 눈치보지 않고 나의 플레이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면서 "사실 사직에서는 홈런이 잘 안나오니까 홈런 욕심을 버리고 원정에서 홈런을 노려보려고 했다. 그래도 사직에서 홈런을 한 번 쳐보고 싶었다. 경기 전에 팬들이 많이 들어와서 홈런칠 때 함성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처럼 홈런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