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의 고갈, 7년 연속 KS 왕조 끝났다…창단 첫 9위 & 32년 만에 최다패 타이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02 17: 13

왕조의 멤버들이 하나둘 씩 떠났다. 결국 기둥이 빠져나가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던 왕조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두산 베어스가 창단 첫 9위의 굴욕을 맛봤다.
두산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두산은 3연패에 빠지며 58승80패2무를 마크했다. 그리고 창단 이후 첫 9위가 확정되는 굴욕의 날과 마주했다. 아울러 지난 1990년(35승 80패 5무) 이후 32년 만에 구단 최다패 타이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최원준의 6이닝 3실점 역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응답하지 못하면서 패배와 마주했다.
2015년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고 두산은 왕조를 구축했다. 2015년부터 정규시즌 우승 3회, 한국시리즈 우승 3회, 그리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다시 오지 않을 찬란한 시대를 누렸다. 화수분 야구가 절정이었다. 김재호, 오재원, 오재일, 민병헌, 양의지, 김재환,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 등의 전성기가 두산 야구의 정점과도 맞물리면서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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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서비스타임이 비슷한 시기에 모두 형성이 됐다. 무더기 이별도 각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모기업의 자금난 속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하나둘 씩 떠나보내야 했다.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 등의 준척급 알짜 선수들은 붙잡았지만 거액의 FA 선수들을 모두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병헌이 4년 80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양의지가 4년 125억 원에 NC로 이적했고 박건우도 뒤이어 6년 100억 원의 거액을 받고 NC로 떠났다. 오재일도 4년 50억 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으로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화수분이 똑같이 샘솟을 수는 없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더그 아웃을 보고 있다. 2022.10.02 / foto0307@osen.co.kr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매번 순위가 1,2위였다. 미래를 도모하는 신인드래프트 순번도 매년 9~10순위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1차 지명 제도가 있었기에 신인 선수들의 수급에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대대수의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좋은 신인들을 뽑지 못했다. 결국 한정된 자원 속에서 화수분이 다시 일어서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쩔 수 없는 세대교체의 흐름을 받아들였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과 이따금씩 튀어나온 깜짝 스타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으로 간신히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버티던 동력마저 사라졌다.
후계자들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서 맞이한 굴육의 시즌. 두산은 어떤 방식으로 올해의 굴욕을 만회할까. 공교롭게도 7년 연속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의 계약기간도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jhrae@osen.co.kr
두산 김태형 감독이 헹가래를 받으며 우승을 만끽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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