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투수 박준영(19)이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박준영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1~2회 연속 삼자범퇴로 호투했으나 3회 3실점으로 흔들리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데뷔 첫 패전을 안았다. 한화의 1-10 완패.
세광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연고팀 한화의 지명을 받은 박준영은 지난 5~6월 1군에서 3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13경기 5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3년차 우완 한승주의 선발등판 차례였지만 U-23 세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돼 대회 준비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됐다. 이 자리에 박준영이 기회를 얻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군에서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관건은 역시 커맨드다. 시즌 초반 불펜으로 던지는 것을 몇 번 봤지만 이제는 선발로 갈고닦은 모습을 1군에서 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1회 시작이 좋았다. 류지혁에게 5연속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고 스타트를 끊은 박준영은 고종욱을 우익수 뜬공, 나성범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공 8개로 삼자범퇴 요리했다. 2회에도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 뜬공 아웃시킨 뒤 최형우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김선빈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 2회 투구수도 1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3회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 황대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박동원과 박찬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여기서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겹쳤다. 2루 주자 황대인이 3루에서 멈춰 섰는데 좌익수 유상빈이 무리하게 홈으로 온힘을 실어 송구했다. 바운드된 타구를 포수 박상언이 뒤로 빠뜨리면서 3루에서 멈췄던 황대인이 홈으로 들어와 선취 득점을 올렸다.
실책이 겹치며 선취점을 내준 박준영은 급격히 흔들렸다.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류지혁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에서 고종욱을 2루 땅볼 유도하며 3회 첫 아웃을 잡았지만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바꾼 박준영은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추가 1실점했다. 1사 1,2루 위기에서 결국 윤대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형우가 우익수 키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박준영의 실점은 5점으로 불어났다. 비록 3회 와르르 무너졌지만 1~2회 공 18개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최고 148km, 평균 144km 직구(26개) 중심으로 포크볼(7개), 커터(3개), 커브(2개), 슬라이더(1개)를 던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나서 공이 높아지는 등 약점도 드러냈지만 2회까지 보여준 구위는 앞으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