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인사를 해주게 하려고…”.
올 시즌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40·롯데)는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한화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9회 2사 후 롯데 잭 렉스가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이대호에게 마지막 타석 기회가 왔다. 대전에서 이대호의 마지막 타격을 기대한 관중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한화에서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내면서 이대호가 스윙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대호는 대주자로 교체돼 덕아웃으로 향했고, 관중들의 박수 속에 대전 고별전을 마무리했다.
2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틀 전 고의4구에 대해 “이대호가 관중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대주자로 교체된 뒤 1루에서 덕아웃으로 가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며 “우리가 이대호를 아웃으로 잡았다면 그렇게 마무리할 기회가 않았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농담 속에 이대호에 대한 두려움과 존중이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올해 이대호가 은퇴 시즌에 보여주는 모습은 굉장히 놀랍다. 3할3푼에 가까운 타율로 거의 100타점을 올리고 있다. 우리 팀에도 무척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고의4구 상황에 대해 “그날 경기의 키모먼트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 4번 전준우도 좋은 타자이지만 이대호가 우리한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오기 전까지 한화가 이대호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농담으로 다시 한 번 이대호를 치켜세웠다.
올해 이대호는 한화 상대로 16경기 타율 3할7푼3리 5홈런 21타점으로 아주 강했다. 2점차로 뒤져있지만 9회 마지막 공격이 남아있던 한화로선 타격감이 좋은 이대호를 무리하게 상대할 필요없었다. 고의4구 이후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한화의 고의4구 작전이 성공했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1점을 따라붙은 한화는 그러나 5-6으로 패했다.
하루 쉬고 KIA를 대전 홈에서 만나는 한화는 5연패 탈출을 노린다. 정은원(2루수) 유상빈(좌익수) 노시환(3루수) 마이크 터크먼(중견수) 김인환(1루수) 박상언(포수) 장진혁(우익수) 허관회(지명타자) 이도윤(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신인 박준영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