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즌 최다 고의4구, 첫 100타점 눈앞…끝까지 무서운 타자 "4G 남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0.02 06: 23

은퇴 시즌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롯데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는 이대호(40)인 모양이다. 
이대호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2사 후 잭 렉스가 우월 2루타를 터뜨리면서 마지막 타석 기회를 잡았다. 이대호의 대전에서 마지막 타격을 기대한 관중들의 환호는 이내 야유로 바뀌었다. 한화에서 자동 고의4구로 이대호와 승부를 피한 것이다. 
3년 연속 10위가 확정된 한화이지만 4연패 탈출이 급한 경기. 4-6으로 뒤져 있었지만 9회 마지막 공격이 남은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다. 1루가 비어있는데 굳이 이대호와 승부할 필요가 없었다. 마운드에 있던 한화 마무리투수 강재민은 지난 20일 이대호에게 9회 역전 만루 홈런을 맞은 아픈 기억도 있었다. 

1회초 1사 2루에서 롯데 이대호가 선제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2.09.30 /jpnews@osen.co.kr

1루에 걸어나간 이대호는 대주자 조세진과 교체되며 덕아웃에 들어왔다. 관중들의 환호에 이대호는 헬멧을 벗어 90도 인사로 대전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대호와 승부를 피한 한화는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경기는 롯데의 6-4 승리. 
9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이대호가 대전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9.30 /jpnews@osen.co.kr
경기 후 이대호는 “거기서 고의4구가 나올 줄 몰랐다. (한화도) 이기려고 하는 경기이고, 맞으면 안 되는 타이밍이었다. (한화 수베로) 감독님의 결정을 존중한다. 지난번 대전에 왔을 때 (홈런) 하나 쳤던 게 있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은퇴하는 타자를 고의4구로 걸러주니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올 시즌 고의4구 7개를 기록했다. 유력한 MVP 후보 이정후(키움), 호세 피렐라(삼성)가 12개로 이 부문 공동 1위인데 이대호가 김현수(LG), 오재일(삼성)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은퇴 시즌 타자로는 최다 기록. 2017년 삼성 이승엽의 고의4구 6개를 넘었다.
2017년 이승엽의 은퇴 시즌 최다 24홈런에도 2개 차이로 근접한 이대호는 이미 타점 기록을 넘어섰다. 이승엽의 87타점을 넘어 97타점으로 이 부문 5위인 이대호는 100타점 고지까지 넘본다. 남은 4경기에서 3타점을 추가하면 된다. 후반기에만 51타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이대호의 클러치 능력은 시즌 막바지에 더욱 빛나고 있다.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무사에서 롯데 이대호가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2.09.30 /jpnews@osen.co.kr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대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1년 내내 최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을 치를수록 몸이 피곤하고 지칠 텐데 그만큼 준비를 잘한다. 정확한 기록 차이는 모르겠지만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들어 중요한 순간에 더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실제 이대호는 전반기 득점권 타율 2할6푼7리로 7회 이후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도 2할9푼5리로 3할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득점권 타율 4할2푼4리에 7회 이후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도 4할6리를 기록 중이다. 올해 이대호의 만루 홈런 3개도 모두 8월 이후 후반기에 몰아친 것이다. 
경기를 마치고 롯데 이대호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9.29 /jpnews@osen.co.kr
은퇴 시즌의 끝이 다다른 이대호의 방망이도 클리이막스를 향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정규시즌은 4경기. 2~3일 사직 두산전, 5일 창원 NC전 그리고 8일 사직 LG전이다. 이대호는 “한 달 전부터 팬들이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 마지막 날에는 추해 보여도 많이 울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난다. 슬프지만 아직 소중한 4경기 남았다.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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