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커브는 없다".
작년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1년 만에 복귀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4)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첫 날 "에이징 커브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작년 미국에서 많이 던지지 않았다. 팔상태도 좋다. 올해는 이닝에 대한 욕심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약속도 했다.
호언대로 개막부터 차근차근 마운드에 올랐다. 한 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았다. 감독이 "한 번 쉴래?"해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10경기, 20경기 등판이 이어졌다. 두 번 연속 나흘 간격 등판도 마다하지 았다. 급기야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시즌 30번째 선발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5위 확정을 위해서는 매직넘버 4를 지워야 했다. 그러다 상대 SSG도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4였다. 서로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SSG 선발투수 후안 모리만도의 구위도 뜨거웠다. 물러서지 않은 투수전을 벌이며 1만5000여명의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회초 1사1루에서 최정의 2루타성 타구를 좌익수 이창진이 잡아주어 실점을 모면했다. 2회도 2사후 연속안타를 맞았지만 득점타는 없었다. 그러나 4회 2실점했다. 무사 1,3루에서 1루수 황대인이 포수에게 볼을 잘못 던져 만루를 만들었다. 1사후 김민식에게 중전적시타와 오태곤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내주었다. 5회는 무실점.
6회부터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성적은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양현종은 지난 경기에서 KBO리그 최초로 8년 연속 170이닝을 돌파했다. 이날은 30번쩨 등판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까지 8년 동안 연평균 30경기 등판을 어김없이 실현한 것이다. 선발투수의 최대 덕목은 쉼없이 등판하고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것이다. 이런 투수가 있으면 감독은 마운드 운영이 편하다.
KIA는 작년에 이런 선발이 없어 9위로 추락했다. 양현종이 풀타임으로 마운드를 지키자 후배 이의리도 함께 풀타임을 소화했다. 절친한 후배도 임기영도 양현종과 함께 마운드를 이끌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평균자책점(3.85)은 다소 높아졌지만 양현종은 자신의 약속은 분명히 지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