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쁘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건데 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병헌(23)이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이병현은 지난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8회초 수비 때 강민호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이병헌은 9-3으로 앞선 8회말 공격 때 조민성의 중전 안타, 김성윤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4번째 투수 전창민과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직구(142km)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조민성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병헌은 경기 후 "항상 훈련할 때마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오늘 계획대로 잘된 것 같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안타 쳤을 때) 잘 맞았다 싶었다. 생각보다 들뜨는 건 없었다. 덤덤했는데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질 때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강민호, 김태군 등 국가대표 출신 포수는 이병헌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그는 "항상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최근 들어 태군이 형이 잘 챙겨주신다. 밥도 잘 사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재성이 형은 멘탈이 아주 강하다. 재성이 형이 하는 것만 봐도 큰 도움이 된다. 볼때마다 잘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팀에 좋은 선배들이 많이 계셔서 좋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반면 1군 진입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솔직히 냉정하게 봤을 때 저는 1군에서 보여줄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들이 잘 챙겨주실 때 제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여겼다.
두산 좌완 이병헌이 8회 전창민과 교체되는 바람에 동명이인 투타 대결은 무산됐다. 이에 이병헌은 "이름을 보니 신기하더라. 저랑 같은 이름의 선수가 나온 걸 보니 묘했다. 같이 대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저는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언젠가는 군대에 가야 하는데 (병역 의무를 마쳤으니) 앞에 가로막히는 게 없다는 게 가장 좋다. 제가 해야 할 부분만 꾸준히 하면 되니까 그게 좋다". 이병헌의 말이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포수로만 뛰었던 그는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제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재미있다. 저는 포수가 참 좋다"고 씩 웃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겨울에 맛있는 거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머니께서 요리를 잘하신다. 나중에 제가 연봉 많이 받으면 그때 맛있는 거 많이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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