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60억 FA 박해민이 뛰어난 야구 센스(BQ)를 선보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LG 경기. LG는 0-1로 뒤진 5회 1사 후 유강남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홍창기는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NC 선발 송명기의 140km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가 옆구리를 맞았다.
홍창기는 사구에 대한 아픔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투수와 신경전이 잠시 있었는데, 포수 양의지가 홍창기에게 ‘고의가 아니다’는 뜻을 표시하며 다독였다.
홍창기는 1루로 걸어나가서도 송명기의 투구 동작을 따라하면서 불만을 표현했다. NC 2루수 박민우가 1루 베이스로 와서 홍창기를 위로하며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라운드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기가 재개되고 다음 타자 박해민은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앞서 사구를 두고 신경전, 어수선한 경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한 판단력으로 허를 찌르는 플레이었다.
투수와 포수가 달려가 잡으려 했으나, 투수 송명기가 잡다가 더듬었다. 내야 안타. 박해민는 센스 있는 플레이로 1사 만루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어 김현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박해민 선수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누구도 갖지 못한 센스다. 경기를 보는 나도 대비를 못했으니까 NC 내야수들도 대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박해민은 이 번트 안타로 개인 통산 1300안타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69번째 기록이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오늘 타이트한 경기에서 박해민의 기습번트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칭찬했다.
박해민은 최근 10경기 타율 0.146(41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류지현 감독은 "박해민이 우리 팀에서 오지환과 함께 움직임이 가장 많다. 시즌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다. 곧 자기 페이스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이날 3회 1사 후 우선상 2루타를 때렸다. 후속 타자의 침묵으로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5회 결정적인 번트 안타와 함께 2안타를 때렸다. 한편 LG는 2-1로 승리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