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적중.
프로야구 사령탑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추격의 실마리를 마련하거나 또는 결정적인 승부처 대타를 낸다. 그 대타가 안타 혹은 홈런, 득점타를 터트린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KIA 타이거즈 대타 고종욱(33)이 기대했던 짜릿한 맛을 안겨주었다.
고종욱은 지난 2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결승타를 때렸다. 3-0으로 앞서다 3-3 동점을 허용하며 흐름이 롯데에게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7회말 1사후 박찬호가 기습번트를 댔고 도루까지 성공했다. 박동원을 볼넷을 골라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롯데는 최준용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김도영의 타석, 대타 타이밍이었다. 예상대로 김종국 감독은 고종욱을 내세웠다. 볼카운트 2-2에서 149km짜리 직구가 들어오자 가볍게 밀어쳤다. 정타를 때렸고 타구는 좌익수 키를 훌쩍 넘겼다. 2루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는 1타점 2루타였다. 류지혁의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켜 5-3으로 벌렸고, 경기는 5-4로 승리했다.
대타의 존재감을 100% 안겨준 일타였다. 고종욱은 올해 58경기에 출전해 104타석을 소화했다. 주로 전문대타 요원이지만 공격력 강화를 위해 좌익수로 선발출전하는 경기도 있었다. 성적은 2할9푼8리, 2홈런, 12타점, 12득점을 올렸다. 득점권 타율이 3할4리, 대타 타율이 3할1푼4리를 기록했다.
이날 결승타는 천금이나 다름없었다 6위 NC가 1.5경기차로 추격한 시점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한 방이었다. NC가 삼성에게 발목을 잡혀 2.5경기 차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기록은 1타점이지만 시즌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승타였다.
고종욱은 시즌 초반 팀의 연패를 끊는 결승타를 때리기도 했다. 4월12일 광주 롯데전에서 4-5로 뒤진 8회2사 1,2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6-5 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KIA는 4연패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날도 졌다면 6연패를 당할 수 있었다.
연장 접전상황에서 귀중한 밀어내기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8월 이후에는 8타점을 수확하면 나름 제몫을 했다. 8월28일 두산전에서는 2-3으로 뒤진 가운데 동점솔포로를 터트려 팽팽한 경기를 만들었다. 9월 7일 울산 롯데전 2타점, 9월8일 SSG전 2타점을 터트리겨 연승을 이끌기도 했다.
고종욱은 작년 테스트를 받고 입단했다. 통산 3할 타율의 정확성을 높게 평가해 대타로 기용하기 위한 영입이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대타요원으로 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할에 가까운 타격과 찬스에서 강한 타격으로 5강 승부처에서 그 존재감을 보였다. 그의 연봉은 7000만 원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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