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이 29일 대구 NC전에서 완봉승 달성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둔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을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
뷰캐넌은 3-0으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박민우를 2루 땅볼로 유도한 데 이어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둔 그는 닉 마티니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뷰캐넌의 투구수는 114개.
박진만 감독 대행은 구명환 주심에게 공을 건네받고 마운드로 향했다. 완봉승을 눈앞에 둔 뷰캐넌은 펄쩍 뛰면서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 대행은 뷰캐넌을 교체했다.
뷰캐넌 대신 '끝판대장'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3-0 승리를 지키며, 시즌 30세이브째를 따냈다.
30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 대행은 “원래 8회까지 던지고 교체할 생각이었는데 워낙 의욕이 넘치는 선수이다 보니 9회까지 막고 싶다고 해서 올라가기 전에 주자를 내보내면 교체하겠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현욱 투수 코치 대신 직접 마운드에 오른 이유에 대해 “원래 투수 코치가 올라가야 하는데 팀을 위해 9회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표한 에이스에게 내가 가서 설명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마운드에서 좋지 않은 모습에 대해 지적할 건 정확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라가서 삼자범퇴로 끝내고 완봉승을 달성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마지막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투구수도 어느 정도 됐고 내가 생각할때 뷰캐넌이 완봉승에 대한 욕심이 있다 보니 후속 타자에게 어렵게 승부하다 보면 볼넷을 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되면 누상에 주자가 늘어나 다음 투수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완봉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교체한다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팀을 먼저 생각했다. 그는 “(교체 여부를 놓고) 고민도 했다. 뷰캐넌이 완벽하게 던졌지만 삼성 안에 뷰캐넌이 있는 거지 뷰캐넌이 삼성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 승리를 위해 항상 고민하고 저는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를 위해 준비한다. 어제 같은 상황이 또 생겨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