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야수 조용호는 통산 출루율이 장타율 보다 더 높다. 지난해까지는 홈런이 하나도 없었고,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컨택 타자, 일명 ‘똑딱이 타자’다.
조용호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1회 첫 타석에서 우중간 3루타, 2회에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모처럼 장타를 터뜨렸고, 이후 단타까지 때리면서 사이클링 히트 도전 기회가 생겼으나 2루타를 치지 못해 아쉽게 무산됐다.
대기록은 실패했지만, 조용호는 시즌 3번째 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냈다. 조용호는 지난 6월 2일 문학 SSG전에서 1회 첫 타석에서 이태양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2014년 SK에 입단한 그는 프로 1632타석 만에 첫 홈런을 터트려 데뷔 후 최다 연속 타석(1631타석) 무홈런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KBO 진기록이다.
8월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좌완 김유영 상대로 2호 홈런을 쳤고, 40일 만에 다시 홈런을 추가했다. 홈런 주기가 점점 단축되고 있다. 2017년에 데뷔해 지난 5년간 하나도 때리지 못했던 홈런을 올해 3개나 몰아치고(?) 있다.
조용호는 “일단 올해 타격폼을 180도 바꿨다. 이전에는 다리를 벌려 놓고 치다가 레그킥을 시작했다. 그게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며 “다리를 안 벌리고 치니까 회전이 좀 잘 된다. 장타(홈런)는 사실 의식하지 않고 치는데, 실투가 왔을 때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호는 밀어쳐서 좌측으로 안타가 많은 편이다. 조용호를 상대할 때 외야수는 좌측 선상으로 이동하는 시프트를 한다. 그는 “이전에는 다리 벌려놓고 갖다 맞히기로 쳤다”며 좌측 타구가 많은 이유를 말했다.
그런데 “전력분석팀에서 주는 자료를 보면 올해 내 타구가 당겨치기가 많아졌다”고 했다. 당겨치기가 늘어나면서 실투에는 레그킥 타격의 회전과 파워가 전달되면서 홈런 등 우중간으로 장타가 나오고 있다.
타격폼을 바꾼 것은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는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전 때 레그킥으로 바꿨다. 작년에 타율 2할3푼을 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폼이 5년 정도 연습 때는 하던 폼이라 큰 도전일 수도 있지만 자신은 있었다. 꾸준히 연습 때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또 다른 효과도 있다. 조용호는 “고관절로 3년간 고생했다. 타격폼 바꾸고 거짓말같이 안 아프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게 한 타격폼인데 미련없이 바꾼 것이 잘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2할3푼6리에 그쳤던 조용호는 29일 현재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하며 타격랭킹 9위에 올라있다. 데뷔 첫 3할 타율도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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