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단한 일을 한 적이 없어서 이렇게 알려지면 너무 쑥스럽다".
지난 29일 대구 삼성-NC전을 앞두고 KBO FAN FIRST상 8월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는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KBO리그 선수와의 특별했던 팬 서비스 경험 및 사연을 접수받아 진행되는 'KBO FAN FIRST상'은 선수들에게 KBO 리그의 팬 퍼스트 철학을 고취시키고 팬들에게는 직접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오승환은 2016년 임승모 씨가 혈액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병원에 소아암 후원 단체인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로서 방문해 사인과 사진 촬영 등을 진행했다.
임승모 씨는 2021년 완치 판정 이후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한화전 생애 첫 직관에 가기 앞서 그때의 기억이 나 오승환에게 SNS 메시지를 보냈고 오승환으로부터 경기 전에 만나자는 답장을 받았다. 이후 오승환은 임승모 씨에게 직접 준비한 유니폼, 사인볼과 함께 "건강해져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팬 퍼스트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승모 씨는 "2016년 첫 만남 당시 항암치료 때문에 살도 빠지고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 오승환 선수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밥도 잘 챙겨 먹어 이후로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었다"며 "6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를 기억해주고 당일 경기에서 세이브까지 기록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오승환 선수의 팬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사연을 보냈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 저도 힘을 얻게 되고 승모처럼 아픈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이라도 이 같은 내용을 알게 되면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저보다 승모가 더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승모가 아팠을 때 제게 힘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제가 힘을 얻는 입장이다. 저도 올 시즌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앞으로 야구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야구장에 자주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승모 씨는 "(오승환에게서) 선물 받은 유니폼을 귀하게 보관하고 있다. 밖에 입고 나올 수 없을 만큼 귀해 액자에 넣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자 오승환은 "나중에 야구장에서 입을 수 있는 유니폼 몇 벌 더 줘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 "내년에는 대전 경기에 한 번 초대하겠다. 아버지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너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오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승모 씨가 생애 첫 직관한 날 세이브를 달성했던 오승환은 이날 경기에서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3-0으로 앞선 9회 2사 1루 상황에서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시즌 30세이브째를 따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