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은 일찌감치 샌디 알칸타라(27·마이애미 말린스) 쪽으로 기울었다. 양대리그 통틀어 최다 220이닝을 던진 알칸타라는 31경기 14승8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199개를 기록 중이다. 독보적인 이닝 소화력으로 NL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6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조금 불편한 사람이 있다. LA 다저스의 구단 역대 최다 107승을 기록한 29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업계에서 무시받는 느낌이 조금 든다”며 멕시코 출신 좌완 에이스 훌리오 유리아스(26) 띄우기에 나섰다.
유리아스는 이날 샌디에이고 상대로 6이닝 동안 92개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다저스의 1-0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25에서 2.17로 낮추며 이 부문 NL 1위를 굳건히 했다.
유리아스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70이닝을 소화하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17 탈삼진 162개 WHIP 0.96을 기록 중이다. NL 평균자책점 1위와 함께 다승 2위, WHIP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닝(18위), 탈삼진(19위) 순위가 처져있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꾸준함과 안정감은 최정상급이다.
올해 다저스가 구단 역대 최다 107승으로 리그 최고 승률(.690)을 질주하는 데에도 유리아스의 지분이 크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10월에도 확실히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됐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닝을 관리하고, 스스로 케어하며 준비한다.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로버츠 감독은 유리아스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유리아스가 사이영상 논쟁에서 간과되는 것 같다. 업계에서 무시받는 느낌이 조금 든다”며 “유리아스는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경쟁자”라고 치켜세웠다.
유리아스는 지난해에도 32경기(185⅔이닝)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95개로 활약했다. 양대리그 유일한 20승 투수였지만 NL 사이영상 7위에 만족했다. 올해 더 좋은 퀄리티의 투구를 하면서 지난해보다 많은 사이영상 득표가 예상되지만 20승으로 다승 1위인 카일 라이트, 평균자책점 4위 맥스 프리드(이상 애틀랜타), 평균자책점 3위에 WHIP 1위 잭 갈렌(애리조나), 탈삼진 1위인 전년도 수상자 코빈 번스(밀워키) 등이 있어 포디움에 들지는 미지수.
유리아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칭찬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뿐이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포스트시즌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이 유력한 유리아스는 내달 5일 다저스타디움 홈에서 콜로라도 로키스 상대로 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