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발이 빛났다.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5)가 데뷔 첫 40도루를 성공시키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2안타 2도루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5-4 승리의 주역이 됐다. KIA는 이날 승리로 2.5경기 차로 벌리며 5위 수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박찬호는 3-0으로 앞선 4회초 결정적인 수비실책을 했다. 2사2루에서 황성빈의 타구를 뒤로 빠뜨려 추격의 1점을 헌납했다. 시즌 22번째 실책이었다. 9연패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실책으로 주름살을 안겼던 안좋은 기억이 되살아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안타와 발로 되갚았다.
2-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곧바로 2루 도루를 감행해 성공했다. 동시에 상대포수의 악송구로 3루까지 진출했고, 김도영의 병살타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도루가 아니었다면 성립되지 않는 득점이었다.
3-3으로 팽팽한 7회 실마리를 찾는 활약을 했다. KIA는 스트레일리에게 11개의 탈삼진을 당하며 좀처럼 추가득점을 못했다. 볼카운트 3-1에서 카운트를 잡으러 던진 볼을 3루수와 투수 가운데에 기습번트를 성공시켰다. 스트레일리는 공을 잡았지만 너무 늦었다.
박찬호가 1루에 있는 자체가 스트레일리의 신경을 자극했다. 몇차례 견제구를 던지며 도루를 차단하려 애를 썼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2루 도루에 가볍게 성공했다. 개인 첫 40도루였다. 두 번째 도루왕에 성큼 다가섰다.
도루를 허용한 스트레일리는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KIA는 최준용이 올라오자 대타 고종욱을 내세웠고,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KIA는 류지혁의 스퀴즈 번트를 앞세워 다시 한 점을 뽑아냈다.
롯데의 8회 1득점 추격이 있었으나 불펜진이 잘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박찬호의 발이 빚어낸 귀중한 2득점이었다. KIA는 5위 수성에 파란불을 켰다.
경기후 박찬호는 "40도루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성실히 플레이하다 보니 기록을 달성하게 되었다. 출루가 높아져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도루 기회가 늘어났다"며 소감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