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번 잘 던지면 깜짝 호투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선 3번 연속은 잘 던져야 믿을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한 달을 넘어서 두 달째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LG 좌완 김윤식(22)이 시즌 후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도 5번째 선발이었던 그는 이제 ‘가을 야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김윤식은 지난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3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연거푸 내야 땅볼을 유도해 실점없이 막아냈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범타 유도 능력이 돋보였다. 5회 1사 2루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최근 3경기 연속으로 ‘6이닝 무실점’으로 3연승을 거뒀다.
김윤식은 9월 5경기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1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9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내로라하는 리그 톱클래스 투수들을 모두 제치고 리그에서 가장 낮다. 유일한 0점대 기록이기도 하다. KIA의 외국인 투수 듀오 파노니(4경기 ERA 1.00), 놀린(5경기 ERA 1.34)이 2~3위다.
김윤식은 8월 이후로 8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81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서 3번째,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같은 기간 키움 안우진은 1.95, 시즌 평균자책점 1위인 SSG 김광현은 2.35다.
김윤식은 8월 17일 삼성전에서 1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는데, 이를 제외하면 더 좋은 성적이 가능했을 터.
시즌 후반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고, 상대 타자들과 데이터가 점점 쌓여가는 상황에서 성적이 급격히 좋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윤식의 시즌 성적은 22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30이다.
김윤식은 최근 호투의 비결로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팀 선배 임찬규로부터 조언을 듣고 시즌 중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체인지업 위력이 좋아지고,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내야 땅볼이 많이 나오는 것에서 김윤식의 달라진 구위를 알 수 있다.
류지현 LG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류 감독은 김윤식에 대해 “이제는 마운드에서 스스로 불안해 하지 않고, 안정감이 있다”며 “한 단계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주자를 내보내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고 말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켈리와 플럿코가 다승 공동 1위(15승)와 함께 평균자책점 5위 안에 랭크돼 있다. 최근 잔부상과 다소 부진하지만 강력한 원투 펀치다. 이들을 받쳐줄 토종 선발이 시즌 내내 고민거리였다. 김윤식이 8~9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포스트시즌 3선발 자리를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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