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하이 아닌가요?".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이 내야수 류지혁(28)의 규정타석 진입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류지혁은 규정타석을 진입한 7명의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2012년 두산에 입단한 이후 11년만에, 실가동 8년만에 거둔 결실이다.
144경기 체제에서 446타석을 채우면 규정타석에 진입한다. 류지혁은 444타석을 채웠다. 앞으로 두 타석만 소화하면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규정타석을 달성했다. 데뷔 이후 작년까지는 2017년 두산시절 330타석이 최다였다.
두산시절 주전 못지 않은 슈퍼백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러나 주전은 아니었다.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투수 홍건희와 맞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에서는 주전자리를 확보하는 듯 했다. 실제로 이적과 동시에 화끈한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5경기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다.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5경기 20타석만 소화했을 뿐이었다.
꿈에 그렸던 주전도약은 2021시즌도 이루지 못했다. 박찬호가 유격수로 이동해 자리를 받는 듯 했으나 92경기에 출전해 327타석을 소화했다. 3루를 놓고 김태진과 분점하는 출전이었다. 그래도 2할7푼8리, 34타점, 37득점의 견실한 성적을 냈다.
올해를 앞두고는 두산의 허경민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3루수로 첫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개막 초반은 루키 김도영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김도영이 부진에 빠지자 류지혁에게 기회가 갔고 4월과 5월은 리드오프로 뛰며 3할 타율로 타선을 이끌었다.
6월은 1할5푼4로 주춤했고, 7월과 8월도 2할대 타율에 그쳤다. 그러나 9월들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고 3할1푼6의 고타율로 다시 일어섰다. 특히 지난 주말 NC와 삼성전에서 맹활약했다. 5위 수성의 고빗길이엿던 24일 NC전에서는 4안타 2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황대인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1루수로 제몫을 했다. 규정타석 뿐만 아니라 첫 100안타(106개)를 넘겼고 46타점 52득점을 올렸다. 물론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이다. 득점권 타율도 3할4리를 기록 중이다.
김종국 감독은 "첫 규정 타석일 것이다. 이 정도면 커리어하이이다. 팀에서 필요할 때마다 좋은 타격과 수비로 기여를 해주었다. 남은 8경기에서도 활약을 기대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슈퍼백업이 아닌 주전으로 확실하게 도약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