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홈런을 쳤더라?".
KIA 타이거즈가 5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으나 NC 다이노스의 추격을 살짝 따돌렸다. 28일까지 사흘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29일부터 운명의 8경기를 갖는다. 산술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장담하기는 어렵다. 아직은 넘을 산들이 많다. 1위 싸움을 하는 LG와 3위 싸움을 하는 KT 경기가 있다.
지난 27일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동시에 "앞으로 4경기를 잘해서 어느 정도 안심할 단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29일 광주 롯데전, 10월1일 광주 SSG전, 2일 대전 한화전, 3일 잠실 LG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KIA는 토마스 파노니, 양현종, 션 놀린, 이의리 등 좌완 4명으로 8경기를 치르겠다는 운용계획을 짰다. 최근 선발등판에서 모두 호투를 펼쳤다. 파니노와 놀린은 원투펀치로 활약했고, 양현종과 이의리도 6이닝은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갖췄다. 누구든 필승 카드라고 볼 수 있다. 불펜진도 장현식과 정해영 등이 안정감을 보여주어 승리 방정식을 재구축했다.
그러나 타선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점 이상 뽑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대 팀들도 에이스들이 줄줄이 출격해 KIA타자들을 옥죄고 있다. 9월들어 경기당 4득점에 불과하다. 9연패 기간중에는 경기당 2점을 조금 넘겼다. 이후 4경기에서도 평균 3득점이다.
방망이는 믿을게 못된다는 말이 수긍이 된다. KIA 타선의 문제는 득점권 타율이다. 9월 득점권 타율은 2할3푼5리에 그쳤다. 9연패 기간중은 1할6푼7리에 불과했다. 득점권 타율은 6월부터 늘상 지적받아왔다. 황대인 등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타자들이 포진한 탓에 그럴 수는 있다.
큰 문제는 중심타선의 장타이다. 시즌 홈런 106개이다. SSG, KT에 이어 3위에 랭크했다. 그러나 후반기는 38개로 공동 7위에 머물러있다. 나성범은 21개, 최형우는 12개, 소크라테스는 16개에 그치고 있다. 최형우는 장타력이 떨어졌고 소크라테스는 장거리형 타자는 아니다. 가장 최근의 홈런기록을 살펴보면 최형우는 8월28일 두산전, 나성범은 9월8일 SSG전, 소크라테스는 21일 광주 LG전이다.
30홈런을 기대받은 나성범도 집중견제를 받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전반적으로 투고타저 현상이 지배하고 있지만 클린업의 홈런이 절대적으로 적은 것 또 한 분명하다. 김 감독은 "(중심타선에서) 최근 언제 홈런을 쳤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올해는 중심타선에서 큰 거 한 방으로 흐름을 잡아주는 장면이 적다. 빅이닝도 적은 이유이다"고 설명했다. 팀 타율 1위의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