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19)에 이어 김서현(18)도 5억원이다. 2년 연속 고교 투수 최대어를 품에 안은 한화이지만 12년 전 계약금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유창식(30)의 7억원은 여전히 한화의 신인 최고 계약금이다.
한화는 27일 2023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 11명과 계약을 완료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전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서울고 투수 김서현과 5억원에 사인했다. 드래프트가 열린 지난 15일 이후 12일 만에 모든 계약을 일사천리로 끝냈다.
관심을 모은 김서현은 올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문동주와 같은 5억원으로 계약금이 책정됐다. 당초 문동주보다 낮은 계약금이 예상됐지만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U-18 야구월드컵에서 최고 156km(대표팀 스피드건 기준) 강속구를 뿌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에서 가치를 끌어올리자 계약금도 조금 더 높게 책정됐다. 문동주를 넘진 않았지만 같은 5억원으로 동급 대우를 받았다. 2023년 신인 중 최고 계약금이 유력하다. 문동주도 올해 입단한 신인 중 KIA 내야수 김도영(4억원)을 제치고 최고 계약금을 받았다.
2년 연속 신인 최고 계약금 선수 배출이 확실시되는 한화이지만 구단 역대 최고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김서현은 문동주와 공동 3위로 지난 2011년 광주일고 투수 유창식의 7억원이 한화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 2006년 천안 북일고 투수 유원상의 5억5000만원이 그 뒤를 잇는다.
과거에 비해 KBO리그 신인 계약금이 많이 낮아졌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구단들이 경쟁하듯 고액 계약금으로 신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품이 쫙 빠졌다. 협상 과정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줄다리기도 요즘은 드물다. 2014년부터 내년 입단 예정자까지 최근 10년간 신인 계약금 5억원 이상 받은 선수도 2018년 넥센 투수 안우진(6억원), 2021년 키움 투수 장재영(9억원), 롯데 내야수 나승엽(5억원) 그리고 올해 문동주와 내년 김서현까지 5명밖에 없다.
시대적인 변화와 함께 2011년 유창식이 얼마나 대단한 유망주였는지 새삼 느끼게 한다. 프로 입단 후 고질적인 제구 난조와 KIA로 트레이드된 뒤 한화 시절 승부 조작 사실이 드러나 2016년을 끝으로 사라진 유창식은 광주일고 시절 ‘제2의 류현진’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3학년 때 14경기(70⅔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0.76 탈삼진 77개로 위력을 떨치며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됐다.
메이저리그 러브콜도 받았지만 일찌감치 국내 잔류를 선언했고,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되며 계약금 7억원을 받았다. KBO리그 역대 공동 3위 기록으로 계약 당시에는 2위였다. 2006년 KIA 투수 한기주의 10억원이 최고액으로. 2021년 장재영의 9억원이 그 다음이다. 1997년 LG 투수 임선동, 2002년 KIA 투수 김진우가 유창식과 공동 3위로 7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