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타구 맞고도 7회까지…KIA 계륵에서 백조로 '대변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26 03: 22

KIA 외국인 투수 션 놀린(33)은 지난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1회 1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의 원바운드 타구가 오른쪽 허벅지 뒤쪽를 맞은 것이다. 굴절된 타구는 2루 쪽으로 흘러 내야 안타가 됐다. 
놀린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3일 광주 LG전에서 3회 김현수의 타구에 왼쪽 팔꿈치를 맞은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검진 결과 골절 없이 타박상으로 나와 큰 부상은 피했지만 등판을 한 번 건너뛰어야 했다.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상황에서 또 타구에 맞았으니 KIA 덕아웃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트레이너가 놀린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놀린은 연습 투구로 몇 개의 공을 던진 뒤 경기를 이어갔다. 

KIA 선발 놀린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4.27 / dreamer@osen.co.kr

계속된 1사 1,2루 위기에서 놀린은 오재일과 강민호를 뜬공 처리하며 1회를 실점 없이 넘어갔다. 3~5회 주자를 2명 이상 내보내며 득점권 위기가 계속 이어졌지만 빠른 템포의 투구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이닝 7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7회까지 놀린의 투구수는 84개로 많지 않았다. 잘하면 완봉까지 노려볼 만했지만 8회 시작부터 KIA는 좌완 이준영을 투입하며 불펜을 가동했다. 1회 타구에 맞은 허벅지 상태 때문이었다. 경기 후 놀린은 “7회를 마치고 타구에 맞았던 오른쪽 허벅지에 타이트함이 살짝 느껴져 더 이상 던질 수 없었다.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7회까지 막은 것만 해도 팀에는 엄청난 도움이었다. KIA는 9회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4-3으로 승리, 2연승을 거두며 6위 NC를 2.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5위 굳히기 모드. 중요한 경기에서 시즌 6승째를 수확한 놀린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팀이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오늘 내 투구가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공격적인 투구로 아웃카운트를 빨리 늘리려 했다. 상대 타자들의 적극적인 타격으로 투구수에 여유를 갖고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 김현수의 타구를 맞은 KIA 놀린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22.04.03 /sunday@osen.co.kr
놀린은 지난 5월말 훈련 중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이탈하며 두 달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부진 끝에 6월말 방출된 로니 윌리엄스가 아니었더라면 놀린이 팀을 떠날 수도 있었다. 여러 상황이 맞물려 생존한 놀린은 7월말 복귀 후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활약, 새 외국인 투수 토마니 파노니(12경기 3승3패 ERA 1.99)와 막강 원투펀치를 이뤘다. 최근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로 갈수록 위력적이다. 시즌 전체 성적도 19경기(112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2.73. 
놀린은 “후반기 들어 ‘무조건 강하게’보다 내가 던질 수 있는 베스트 구종을 자신 있게 던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게 투구하다 보니 효율적이면서 좋은 투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도 최고 147km 직구(31개) 외에 커브(18개), 슬라이더(15개), 체인지업(12개), 투심(8개) 등 여러 구종을 섞어 던졌다. 각도 큰 커브가 결정구로 잘 통했다. 
6회초 키움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KIA 선발 놀린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9.14 / dreamer@osen.co.kr
숨가쁘게 달려온 KIA의 정규시즌도 이제 8경기 남았다. 5위 확정의 8부 능선을 넘어선 가운데 놀린에겐 2경기 정도 추가 등판이 예상된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등판에서도 그동안 해온 것처럼 공격적인 투구로 팀 승리에 발판을 놓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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