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한 점 차 뒤진 9회초 2아웃 2사 만루, 볼카운트 3볼 2스트라이크. 모든 것이 꽉 찬 상태. 타석에 선 프로 2년차 이영빈(20)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 경기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이 이어졌다.
SSG가 6회말 최정의 투런 홈런으로 2점을 뽑자, LG는 7회초 안타 2개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따라갔다.
LG는 9회초 2사 후 오지환, 문보경, 이재원이 잇따라 볼넷을 골라내 만루 찬스를 잡았다. 허도환 타석에 이영빈이 대타로 들어섰다. 이영빈이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연장 10회 김민성의 2사 후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6-2로 승리했다. 김민성이 해결사가 됐지만, 동점을 만든 이영빈의 침착함도 빛났다.
경기 후 이영빈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오랜만에 중요한 상황에 나가가 돼 긴장도 되고 좀 설레기도 했다. 너무 중요한 상황이라고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생각보다 긴장은 안 됐다. 카운트가 지나가면서 좀 긴장 됐다”고 말했다.
노경은과의 승부에서 그는 “처음에는 내가 직구를 좀 잘 치기 때문에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만루나 2,3루에서는 공이 빠질 위험이있어서 또 빠른 볼을 중심으로 던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풀카운트에서는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몸쪽으로 좀 커터식으로 들어와서 참을 수 있었다”고 밀어내기 볼넷을 고른 상황을 말했다.
가장 어려운 순간은 3구째였다. 이영빈은 “1B 1S에서 3구째 공(포크볼)이 좀 위험했다”고 웃었다. 보더라인에 살짝 걸치는 듯한 공이었는데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밀어내기 볼넷이 됐을 때, 동점이 되는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영빈은 “일단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다리가 좀 떨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