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뉴 에이스로 도약한 알렉 마노아(24)가 올 시즌 활약의 공을 ‘롤모델’ 류현진에게 돌렸다.
마노아는 빅리그 2년차를 맞아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 등 고액 연봉자들을 제치고 토론토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올 시즌 29경기를 치른 가운데 14승 7패 평균자책점 2.40(183⅔이닝 49자책)의 호투를 펼치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이닝 WHIP(1.01) 4위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토론토 마운드의 핵심 전력은 고액 연봉자들이 아닌 24살의 마노아다. 그는 특출 난 부분은 많지 않지만 최고의 선발투수들이 가진 기교와 내구성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마노아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팬그래프가 꼽은 마노아의 성공 비결은 포심패스트볼과 싱커의 조합. 매체는 “신기하게도 두 구종이 비슷한 속도와 궤적을 보인다. 물론 직구-싱커 볼배합이 늘 헛스윙을 유도하는 건 아니지만 타자가 정면 승부로 이를 쳐내기가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라고 분석했다.
마노아는 “타자들이 어떻게 내 공에 접근하는지, 또 어떤 스윙 궤적을 보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스윙하는지를 늘 보려고 한다. 그것은 내가 싱커로 갈 것인지, 아니면 포심패스트볼로 승부를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마노아의 또 다른 활약 요인은 바로 류현진의 가르침이었다. 마노아는 데뷔 첫해 류현진을 롤모델로 꼽으며 국내 언론에 이슈가 됐던 선수. 당시 “류현진은 큰 형과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라고 경의를 표했고, 실제로 류현진의 도움 속 20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의 강렬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 두 선수의 해물파전을 같이 먹고 유니폼을 교환하는 ‘브로맨스’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였다.
마노아는 “류현진의 투구 디자인이 나와 똑같다고 볼 순 없지만 그가 다리를 쓰는 법, 그의 투구 메커니즘, 리듬은 매우 흡사하다”라고 류현진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호세 베리오스에게는 싱커와 체인지업을 배웠다. 난 원래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지만 베리오스 조언 덕분에 이를 구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토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던 류현진은 지난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신예들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수한 덕분에 팀에서 이탈한 상황에서도 이름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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