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중반 부진으로 방출 후보로 꼽혔던 야시엘 푸이그(32·키움)가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방출은커녕 내년 재계약도 가능할 성적으로 올라왔다.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132홈런의 경력을 자랑하는 푸이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많은 이들이 성공을 예견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행동이 걱정거리였지 실력 자체를 의심 받진 않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훨씬 좋은 추신수(SSG)도 “푸이그는 두말할 필요 없다. 미국에서도 봤지만 야구 재능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온 선수 중 최고일 것이다. 마음가짐만 잘하면 어마어마한 성적을 낼 것이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때 체중이 불어난 상태로 1할대(.182) 타율에 무홈런으로 마쳤지만 정규시즌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4월 한 달간 25경기 타율 2할3푼3리 3홈런 11타점 OPS .708로 부진했다. 4월말 푸이그는 “야구가 쉽지 않다. 한국 투수들의 공이 좋다”며 적응에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5월에는 26경기 타율 2할4리 3홈런 15타점 OPS .674로 성적이 더 떨어졌다. 5월24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1할대(.198) 타율까지 처졌다. 타순도 4번에서 8번까지 내려갔다. 부진에 빠진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이 방출되거나 반등을 할 때 푸이그는 잠잠했다. 방출설은 ‘설’로 끝났다.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투자한 키움이 쉽게 포기할 리 없었다.
6월 중순에는 외야 수비 중 송구를 하다 허리를 다쳐 20일 동안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으며 몸을 추스른 푸이그는 7월 복귀 이후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
8월에는 3경기 연속 홈런과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포팜 7개의 6개의 홈런을 쳤다. 9월에도 5개의 홈런을 추가한 푸이그는 오지환(LG)과 함께 후반기 이 부문 공동 1위(12개)에 올라있다. 후반기 51경기 타율 3할3푼7리 12홈런 36타점 OPS 1.022로 완연한 상승세. OPS도 팀 동료 이정후(1.037)에 이어 후반기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한국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숙해졌고, 타이밍이 맞아나가는 모습. 삼진율도 전반기 20.3%에서 후반기 16.0%로 줄었다. 약점이던 언더핸드 투수 상대 타율(.207→.412)도 크게 뛰어올랐다. 푸이그는 “전반기 부진은 나뿐만 아니라 다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후반기 들어 성적이 좋아져 다행이다. 좋은 컨택이 강한 타구로 연결돼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새 푸이그의 시즌 성적도 121경기 타율 2할8푼4리(451타수 128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60으로 올라왔다. 홈런 공동 8위, OPS 10위로 외국인 타자 중에선 홈런 2위, OPS 3위로 평균 이상이다. 꾸준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내년 시즌 재계약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