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없었으면 700홈런도 없었다" 방출로 끝날 뻔했던 푸홀스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25 03: 37

700홈런 대기록이 다저스타디움에서 나와 더 의미 있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 700홈런 타자가 된 ‘살아있는 전설’ 알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LA 다저스에 특별한 마음을 표했다. 
푸홀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상대 원정경기에서 개인 통산 699~700호 홈런을 폭발했다. 3회 앤드류 히니에게 투런포를 터뜨린 뒤 4회 필 빅포드에게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푸홀스는 마지막 10경기를 남겨놓고 마침내 7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대기록이 세워진 날,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이 아니었지만 아쉬울 게 없었다.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은 푸홀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뜨거운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699~700호 홈런 순간에는 열광의 도가니로 축제 분위기였다. 무키 베츠를 비롯해 다저스 선수들도 박수를 보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알버트 푸홀스가 다저스에서 은퇴 투어 행사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맥스 먼시, 알버트 푸홀스, 야디어 몰리나, 저스틴 터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의 여유 있는 배려. 하지만 기록을 세운 선수가 푸홀스라 더 각별했다. 지난해 5월부터 다저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푸홀스는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 팀에 녹아들어 쏠쏠한 활약을 했다. 경기 전 은퇴 투어 행사 때 다저스 구단은 푸홀스에게 골프 가방을 선물하기도 했다. 
푸홀스도 다저스에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LA타임스’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홀스는 경기 후 “특별한 밤이다. 야구의 즐거움을 다시 찾은 구장에서 기록을 세워 의미가 있다”며 “만약 다저스가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오늘 밤 이런 역사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고 고마워했다.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한 푸홀스는 2011년까지 11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99타점 이상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해 시즌을 마친 뒤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5400만 달러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을 옮겼지만 세인트루이스 시절을 재현하지 못한 채 계륵으로 전락했다. 
2017년 족저근막염 수술을 받은 뒤 급격하게 내리막을 탔고,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해 5월 시즌 중 방출까지 당했다. 기용 문제를 놓고 구단 수뇌부와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워낙 거물 선수이다 보니 다루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방출 당시 푸홀스의 성적도 24경기 타율 1할9푼8리 5홈런 12타점 OPS .622로 안 좋았다. 강제 은퇴를 당할 뻔한 순간 다저스가 손을 내밀었다. 
최저 연봉으로 큰돈 들이지 않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다저스가 푸홀스를 영입한 게 의외였다. 하지만 푸홀스는 다저스에서 보란듯 반등에 성공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좌투수 맞춤형 선발과 대타로 나서며 85경기 타율 2할5푼4리 12홈런 38타점 OPS .759로 다저스에 힘을 보탰다.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클럽하우스 큰 형님으로서 리더십도 대단했다. 다저스 타자들이 홈런을 치고 오면 꼭 푸홀스와 포옹을 나눴다. 저스틴 터너는 “푸홀스가 팀에 합류한 첫 날부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모든 이들의 표본이다”고 말했고, 크리스 테일러도 “모두가 그를 믿고 의지한다”며 치켜세웠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푸홀스는 1년 더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올해 3월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와 1년 2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하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췄고, 이날까지 시즌 101경기 타율 2할6푼5리(287타수 76안타) 21홈런 58타점 OPS .868로 부활했다. 후반기 48경기 타율 3할1푼9리(138타수 44안타) 15홈런 38타점 OPS 1.076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을 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알버트 푸홀스가 700홈런 달성 후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답례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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