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님 도와주세요."
NC 다이노스의 지난 2020년 우승에 핵심은 '125억 FA'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창단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2루수 박민우-유격수 노진혁 조합에 있었다. 양의지는 국내 최고의 포수로 NC 유니폼을 입고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며 선수단의 리더로서 우승에 일조했다. 박민우는 리그 최정상의 리드오프로, 노진혁은 20홈런 유격수로 거듭나면서 합을 맞췄다.
여기에 갈망했던 에이스, 구창모의 성장이 더해지면서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구창모는 2020년을 기점으로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지만 '부상이 없다면'이라는 기대감을 언제나 갖게 되는 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고 2년 만에 선수단의 구성도 많이 바뀌었다. 우승 센터라인이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양의지를 비롯해 박민우, 노진혁 등 우승 센터라인이 올 시즌이 끝나고 대거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지난 2년 간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증세로 고생하다가 올해 다시 돌아온 좌완 에이스 구창모는 형들이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입단 때부터 함께한 박민우와 노진혁이었고 양의지를 만나면서 구창모도 한 뼘 더 성장했다.
구창모는 이들과 함께 더 행복하고 싶다. 그는 "무조건 도움이 되는 형들이고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해주시는 형들이다. 양의지 선배님도 많이 의지가 된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데, 그래도 제발 내년에도 함께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도와주세요 구단주님"이라며 쑥쓰럽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FA 선수들의 잔류를 바랐다.
구창모의 바람을 들은 내야수 박민우는 "(구)창모가 저의 정신적 지주다. 창모가 던질 때는 제가 있어야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저도 남고 싶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나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만, 지금 있는 선수들과 오래오래 더 야구를 하고 싶다"라면서 여지를 남겼다.
NC 김택진 구단주는 그동안 통큰 투자를 하면서 팀을 단기간에 성장시켰다. FA 시장에서 큰 손을 자처하면서 한 번 점찍은 선수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FA 시장에서 나성범(KIA)을 놓친 게 오점으로 남았다. NC는 올해 FA시장에서 다시 시험대에 들게 된다. 양의지, 박민우, 노진혁 외에도 투수진에 이재학, 원종현, 외야진에 이명기, 권희동까지 FA 자격을 얻는다.
과연 NC는 에이스의 간절한 바람처럼, FA 시장에서 투자를 통한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