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이 끝나고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을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인천 SSG 랜더스 원정길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그래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또 최하위다. 수베로 감독이 한화를 맡은지 3년 째다. 수베로 감독 역시 다른 결과를 내지 못했다. 시즌 후반 ‘고춧가루 부대’라는 꼬리표도 달갑지 않다.
팀의 부진한 성적을 모두 수베로 감독의 탓으로 돌려야 할까. 사실 그간 어떤 감독이 와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팀이 한화다.
3년 연속 리그 최하위 불명예는 수베로 감독이 다 안고 갈 문제는 아니다. 무기력한 팀, 후반기에만 반짝 하는 팀을 두고 수베로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싸우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공허함 속 외침처럼 들릴 뿐이다.
구단의 지원도, 팀 전력 구성도 수베로 감독을 돕지 못했다. 올해 외국인 투수 모두 실패했다.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를 데려왔지만, 그들도 결국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한화에는 리그 대표 선발투수로 꼽을만한 투수가 없다. 김광현(SSG), 양현종(KIA), 구창모(NC), 원태인(삼성) 등 ‘토종 에이스’가 없다. 시속 156km를 던지며 한화의 ‘미래’로 여기는 괴물 신인 문동주가 나타났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수베로 감독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1년이다. 다음 시즌에 수베로 감독도 ‘좋은’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래야 그에게도 미래가 있다.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FA 영입을 두고 많은 관심이 쏠린다. 팀마다 약점이 있다. FA 영입은 약점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한화는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FA 선물’을 해주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주어진 자원으로 매일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외부 FA 보강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없더라도 불편과 미련 없이 감독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수베로 감독을 누가 인정해줄까. “열심히” 하는 수베로 감독을 믿고 최하위에 그친 팀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결국 구단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수베로 감독도 내심 FA 영입을 바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순위 싸움에서 계속 밀려난다면 어느 정도 보강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팀이 점점 좋아지는 상황에서 외부 보강으로 전력이 업그레이드가 된다면 더 좋을 거다”라고 했다.
물론 이런 말 한 마디를 조심스러워 했다. 수베로 감독은 “나의 일방적읜 의견보다 구단 전문가들이 모여 소통해야 한다. 필요한 점을 두고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게 감독의 몫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것저것 요구하고 투정을 부리는 것보다 프런트 의견을 경청하고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은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화가 수베로 감독의 바람대로 다음 시즌에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올 시즌 후 전력 보강을 해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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