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괴물 신인’ 투수 문동주(19)가 귀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자신이 존경한다는 선배도 잡아봤다. 그의 시간이 오고 있다.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5차전. 한화 선발은 문동주였다. 지난 6월9일 잠실 두산전 이후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아 엔트리 제외된 후 104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문동주는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고 156km, 평균 152km 직구(42개) 중심으로 커브, 슬라이더(이상 12개),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이상 5개)을 섞어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을 잡았다.
수베로 감독은 “정말 잘 던졌다. 초반에 위기가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 적응 능력을 보여줬고, 마무리를 잘 했다. 문동주가 자신의 경기로 만들었다. 직구와 커브가 굉장히 돋보였다. 체인지업과 투심까지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문동주 본인도 기억에 남는 날이 됐다.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와 승부를 펼쳐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은퇴 투어 중인 이대호와 승부 전 모자를 벗어 인사를 건넸다. 문동주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존경하고 봐 왔던 선배님이다. 지금까지 많이 존경한 의미로 인사를 했다”고 되돌아봤다.
문동주는 이날 이대호를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삼진도 잡았다. 문동주는 “전날(20일) 만루 홈런을 치셔서 쉬운 승부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첫 타석에서는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서 변화구 위주로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변화구가 잘 들어가면서 카운트를 가져오고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1회 위기가 있었지만 잘 이겨냈고, 경험 많은 롯데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문동주는 5이닝 동안 76개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자신의 투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문동주는 “퓨처스에서도 2이닝~2⅔이닝 씩 던지다가 연세대와 연습경기부터 이닝을 많이 가져갔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내 직구를 믿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경험이 많은 롯데 타선을 상대로 문동주가 대범한 투구를 했다. 인상적이었다”고 추켜세웠다.
앞으로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괴물 신인’ 문동주가 자신감을 갖고 있다. 롯데전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공격적으로 카운트 싸움을 가져가려고 했다. 퓨처스에서 할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커맨드가 좋았던 것 같고, 내가 던지려는 위치에 잘 던져서 생각한대로 게임이 흘러가고 좋은 승부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몸 상태도 좋다. 문동주는 “재활을 완벽하게 잘 했다. 서산에서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어깨는 굉장히 좋다. 오히려 몸을 잘 만들어 와서 공 던지는 게 더 좋다”며 “다치기 전엔 자신감이 없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올해 남은 시간, 이후 마무리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많은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비록 올해도 ‘가을야구’는 남의 이야기가 됐지만, 수베로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싸우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그래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문동주에게는 더 많은 기회와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 올해 남은 경기에서는 한화가 외국인 투수 없이 간다. 즉 문동주의 등판을 더 볼 수 있다.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부상으로 떠났는데,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도 부상을 입었다.
문동주는 부상 복귀전을 되돌아보며 “삼진도 많고 눈에 비쳐지는 것들은 좋았는데, 초반에 아쉬운 점들이 있어서 그런 걸 없애서 후반까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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