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훈련 중인 한화 이글스 선수단.
평소 수베로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훈련에 함께 참여, 일대일 코치로 유명하다. 오늘도 선수들을 상대로 일대일 코칭을 진행했다. 잠시 뒤 코칭을 끝낸 수베로 감독이 처음 보는 선수 앞에 섰다.
야구선수라 보기엔 체격이 작았고 ‘2021 한화 이글스 스프링 캠프’ 모자를 착용, 평소 야구장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외국인에 수베로 감독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혹시 친아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추후 한화 구단 측에 문의했고 “친아들이 맞고 최근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친아들의 이름은 수베로 감독과 같은 카를로스 수베로라고 한다.
수베로 감독에게 훈련받는 카를로스는 프로 선수만큼이나 진지했다. 쉬는 시간도 없이 최선을 다했고 땅볼 타구에 다양한 캐칭 방법, 스텝을 번갈아 가며 훈련했다. 수베로 감독은 카를로스의 수비 자세를 유심히 살폈고 중간중간 조언을 전했고 훈련이 끝난 다음 더 자세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수베로 감독의 아들과의 야구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019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코치직에서 물러난 뒤 잠깐 휴식기를 가졌다. 우연히 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막내아들의 모습을 보러 갔고, 학교 감독의 요청으로 학생들의 수비 훈련을 도왔다고 한다.
아버지 수베로 감독과 일대일 훈련을 마친 카를로스는 곧장 외야로 향했다. 다른 선수들의 타격 훈련에 맞춰 외야로 날아오는 타구를 향해 질주했다. 모자가 벗겨지기도 했고 펜스에 몸을 부딪치기도 했다. 훈련이고 정식 선수도 아닌 카를로스가 단 한 개의 공도 대충 넘기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훈련을 마친 카를로스는 여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그라운드를 정리했다. 흩어져 있던 공들을 주워 모았고 같이 호흡을 맞춘 선수들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평소 매번 선수들의 훈련에 직접 참여, 지도하는 수베로 감독과 정식 프로선수가 아님에도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모습으로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임하는 카를로스의 모습에 카를로스 부자가 야구에 얼마나 큰 열정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