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의 타격이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뜨겁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오지환은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정규 시즌 홈런 공동 2위까지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특히 후반기는 리그에서 홈런 1위 타자다.
오지환은 21일 광주 KIA전에서 장타쇼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3회 KIA 수비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얻었고, 오지환은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파노니 141km 커터를 끌어당겨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오지환은 5회 2사 1루에서는 파노니의 몸쪽 143km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5호.
장타 2방을 2아웃 이후에 터뜨리며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영양가 만점이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인 파노니 상대로 4점을 뽑아낸 것. 7월 중순 합류한 파노니는 이날 올 시즌 가장 많은 5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오지환이 해결사였다.
오지환은 올 시즌 거포 유격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해까지 뛰어난 유격수 수비 실력은 인정 받았지만 타격은 그렇지 못했다. 3할 타율은 2020년 딱 1번 기록했고, 20홈런은 2016년 한 차례 기록했을 뿐이다.
20홈런 이후로는 5년간 8홈런-11홈런-9홈런-10홈런-8홈런에 그쳤다.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을 제외하면 2할5푼, 2할7푼대 타율이었다.
올해 배트 스타일을 바꾸고, 타율 보다는 장타로 목표가 옮겨가면서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25홈런은 홈런 랭킹에서 1위 박병호(33개)에 이어 삼성 피렐라(25개)와 함께 공동 2위다. 이날 4타점을 보태, 시즌 84타점으로 리그 공동 9위에 올랐다.
류지현 감독이 시즌 중반부터 오지환을 5번타자, 중심타선에 배치하면서 믿음을 보냈고 오지환은 장타력으로 부응하고 있다.
전반기 83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13홈런 49타점이었는데, 후반기 44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 12홈런 3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성적이 월등하게 뛰어나다. 후반기 12홈런은 NC 양의지(11개), 키움 푸이그(11개)를 제치고 리그 1위다. 9월에는 16경기에서 3할 타율(.305) 5홈런 15타점이다.
오지환은 20-20을 달성한 직후 “전반기 4월 부진이 아쉽다. 초반부터 지금의 스타일대로 갔더라면 타율 2할8푼 27홈런 정도는 하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랬더라면 30홈런 90타점까지도 충분히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공수 맹활약 중인 오지환은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유력하다. SSG 박성한이 전반기 3할3푼대 고타율과 팀의 1위 질주에 큰 기여를 했는데, 후반기에는 타율 2할1푼8리로 하락세다. 시즌 타율도 2할9푼3리로 내려갔다. 2홈런 54타점 20실책. 오지환보다 뛰어난 수치는 타율 뿐이다.
오지환은 2020시즌에 앞서 4년 40억원의 FA 계약을 했다. 계약 첫 해 데뷔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고, 올해는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내년까지 뛰면 FA를 재취득하게 된다. 만약 올해가 FA 시즌이라면? 40억 몸값은 한없이 저렴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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