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우완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32)가 남다른 경험을 했다.
클레빈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샌디에이고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22일, 4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된 클레빈저는 시즌 6승(7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4.47에서 4.23으로 낮췄다.
호투만큼 주목받은 순간은 엉뚱하게도 2회 볼넷 허용 순간이었다. 2회 2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버트 푸홀스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6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 낮은 원바운드 볼이 되고 말았다.
그 순간 펫코파크 홈 관중들의 야유가 나왔다. 개인 통산 698홈런으로 대망의 700홈런에 2개만을 남겨둔 푸홀스의 대기록을 보기 위해 찾은 관중들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고의4구도, 고의4구에 가까운 볼넷도 아니었지만 관중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푸홀의 펫코파크 마지막 시리즈 홈런을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경기 후 클레빈저는 AP통신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3-2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잘못 던졌다고 홈 관중들과 팀 동료들에게 야유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라며 웃었다. 관중들뿐만 아니라 덕아웃 동료들까지 클레빈저에게 짓궂은 야유를 보냈다.
그만큼 700홈런 대기록에 도전하는 푸홀스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클레빈저 역시 “푸홀스가 한 일은 놀랍다. 그가 야구에 남긴 흔적은 영원할 것이다.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건 감사한 일이다.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은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푸홀스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클레빈저에게 좌전 안타를 쳤다. 7회에는 유격수 땅볼 아웃됐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기대했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으나 후반기 45경기 타율 3할1푼5리(127타수40안타) 13홈런 33타점 OPS 1.059로 뜨거운 기세를 이어갔다.
세인트루이스의 정규시즌은 이제 13경기 남았다. 푸홀스는 22~23일 펫코파크에서 샌디에이고 상대로 699~700홈런 도전을 이어간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0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는 배리 본즈(762개), 행크 애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3명뿐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