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 코를 맞아 골절된 펠릭스 페냐(29·한화)가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페냐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6회 2사 후 안치홍의 강습 타구에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빠른 타구가 피할 틈도 없이 페냐에게 향했다. 코에 약간의 출혈이 있긴 했지만 스스로 일어선 페냐는 앰뷸런스를 타고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진 결과 코뼈 단순 골절로 의식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남은 시즌 더는 투구가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롯데전을 앞두고 한화는 페냐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외야수 강상원을 등록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페냐가 어젯밤에는 잘 잤다고 하는데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한승주가 페냐의 자리에 선발로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도 어깨 통증 호소 후 견관절 부위 염증이 발견돼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태. 갈수록 좋은 투구를 이어가던 페냐마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1년 내내 한화의 외국인 투수 부상 악몽이 이어졌다. 앞서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도 모두 부상으로 3~4경기 만에 중도 퇴출된 바 있다.
수베로 감독은 "갑작스런 부상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라미레즈는 (8월) 월간 MVP가 될 만한 성적을 보여주다 부상을 당했다"며 아쉬워한 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박윤철, 한승주, 김기중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랐다.
지난 7월초 대체 선수로 데뷔한 페냐는 13경기에서 67⅔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72개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호투하며 KBO리그에 적응 속도를 높였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치게 됐다.
수베로 감독은 페냐와 라미레즈, 두 외국인 투수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지금 확답하기 애매한 부분이다. 상황을 보면서 평가할 것이 많다"며 "건강한 라미레즈는 흥미로운 투수이고, 페냐는 시작이 미약했지만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는 점만 말하겠다"고 모호한 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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