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홈런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관중들을 향해 커튼콜을 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저지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월 솔로포로 시즌 60호 홈런을 달성했다.
단일 시즌 60홈런은 메이저리그 역대 9번째로 선수로는 6명째.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 금지 약물 시대의 60홈런 타자들을 제외한 ‘청정’ 타자 중 1927년 베이브 루스(60개), 1961년 로저 매리스(61개) 다음이다.
하지만 저지는 홈런 순간 60호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팀이 4-8로 뒤진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었기 때문. ‘ESP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저지는 60홈런을 기록한 순간 기분에 대해 “앞선 타석에서 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나있었다. 베이스를 돌면서 ‘더 빨리 쳤어야지’라고 자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저지는 4-3으로 역전한 6회 1사 만루에서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추가점을 내지 못한 양키스는 7회 동점을 허용한 뒤 8회 4실점, 승부의 추가 피츠버그로 넘어갔다. 저지가 6회 한 방 쳤더라면 양키스가 쉽게 이길 수 있는 흐름이었다.
4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이라 저지도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동료들의 권유로 덕아웃에서 나와 관중들에게 커튼콜을 했지만 내키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았다. 팀이 지고 있는데 단독샷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키스는 저지의 홈런을 시작으로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9-8 대역전승을 거뒀다. 비로소 저지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저지는 “기록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루스, 매리스, 맨틀 같은 위대한 양키스 선수들이 엄청난 일을 많이 해냈다. 어릴 대 그들과 같이 언급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정말 대단한 영광이다”고 기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