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치고 불펜 무너지고...
KIA 타이거즈의 굴욕의 연패 터널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1-1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8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5위를 지키고 있지만 NC 다이노스에 1.5경기, 삼성 라이온즈에 2.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패배하는 패턴이 비슷하다. 선발투수들을 제몫을 한다. 그러나 타선이 결정적인 순간에 침묵한다. 8연패 기간 중 득점권 타율이 1할5푼8리에 불과하다. 박찬호의 결승점을 헌납하는 송구실책 2개도 있었다. 무엇보다 팽팽한 후반을 지키지 못하고 불펜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선발 션 놀린이 7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으나 장현식 8회 결승점을 내주었다. 1-2로 뒤진 9회초 김유신, 박준표, 김재열이 대거 9점을 내주었다. 앞선 18일 삼성전(대구)도 6회초 대거 5득점 5-4로 역전했으나 전상현이 2실점 역전을 내주었고, 이준영과 남하준이 각각 3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불펜의 난맥상이 빚어지고 있다. 3-4로 한점차였던 7회 이준영이 올랐으나 1실점했고, 박준표도 8회 또 한 점을 허용하고 승기를 건넸다. 13일 키움전(광주)는 1-2 뒤진 9회초 윤중현에 이어 김정빈이 4볼넷을 허용하며 추가 2실점, 패배했다.
16일 한화전(광주)도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고영창이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실점하고 승리를 넘겼다. 17일 삼성전(대구)도 6회까지 1-1 팽팽한 투수전이 벌였으나 임기영이 7회 3실점하고, 김재열과 김유신 각각 2실점, 남하준이 3점을 내주며 대패했다.
8연패 중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무려 9.64에 이른다. 장현식에 이어 전상현도 복귀해 마무리 정해영까지 JJJ라인을 재구축했으나 전혀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두 투수가 아직은 정상 구위가 아니다. 타선의 결정타 부재도 심각하지만 팽팽한 경기를 지키지 못하는 불펜도 연패의 이유였다.
벤치의 투수 운용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 점차로 뒤진 가운데 9회초 수비에서 추격조 투수를 기용했다. 13일 키움전 1-2로 뒤진 9회초 윤중현에 이어 김정빈을 내세웠다. 윤중현은 주자를 내보냈고, 김정빈은 4개의 볼넷을 내주며 무너졌다. 좌완 필승맨 이준영을 투입하지 않았다.
20일 경기에서도 역시 1-2로 뒤진 9회초 이준영이 아닌 김유신을 내세웠으나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대량실점했다. 16일 한화와의 연장전도 12회를 버티면 무승부 반경기 차를 얻는 상황인데도 마무리 정해영을 11회만 던지게하고 내렸고 결국 결승점을 내주었다. 치밀한 투수기용 뿐만 아니라 과감한 승부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