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18·서울고)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U-18 야구 월드컵에서 팀 내 최다 6경기에 등판했다. 10⅔이닝을 던지며 대회 최다 18개의 삼진을 잡아 ‘닥터K’ 본능을 보여줬다.
중계 화면 스피드건에 찍힌 101~102마일(162~164km) 강속구로도 화제가 된 김서현은 대회 마지막 4연투로도 주목받았다. 지난 16일 일본전 3이닝 40구, 17일 대만전 3이닝 40구, 18일 멕시코전 2⅔이닝 37구에 이어 19일 일본과의 3~4위 동메달 결정전까지 출격했다.
2회 1사 1,3루 위기에서 나온 김서현은 그러나 4연투 여파로 지쳤는지 제 공을 뿌리지 못했다.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준 뒤 적시타를 맞고 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투수구 20구에 교체됐다. 4연투를 하는 동안 6⅔이닝 127구를 던졌다. 대회 전체 투구수는 213개.
TV 중계를 통해 김서현의 투구를 빠짐없이 확인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투구수를 면밀히 체크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고등학교에서 던진 투구수를 체크했다”며 “어린 투수일수록 건강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다 고려해 최적의 플랜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과 호세 로사도, 이동걸 투수코치 체제에서 한화 마운드는 부상 관리에 철저하다. 최근 2년간 1군 주축 투수 중 큰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투수가 없었다. 어린 투수일수록 지나칠 정도로 투구수 제한을 엄격하게 적용했고, 불펜투수 연투도 가급적 하지 않았다.
올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슈퍼루키’ 문동주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투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문동주는 몸이 성장기에 있어 부하를 줄이는 데 힘썼지만 부상을 피할 수 없다. 지난 3월 시즌을 앞두고 내복사근 미세 손상에 이어 6월 중순 어깨 견갑하근 부분 파열 및 혈종으로 재이탈했다.
두 달가량 휴식과 재활을 거친 문동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실전 마운드에 복귀, 이닝과 투구수를 조금씩 늘려나갔다. 21일 대전 롯데전에서 선발로 1군 복귀전을 갖는다. 남은 시즌 등판에서 75~80구 아래로 제한을 둘 계획.
김서현도 고교 1학년 때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2020년 4월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면서 실전에 가동되지 않았다. 지난해 8경기 21이닝에서 올해 18경기 55⅓이닝으로 두 배 이상 투구량이 늘었다. 관리가 필수적이다.
문동주와 김서현, 150km대 중반 파이어볼러가 연이어 들어오면서 한화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도 크다. 수베로 감독은 “두 선수가 있다는 것에 우리 팬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며 “김서현을 작년부터 봤는데 올해 더 좋아졌다. 야구 월드컵 경기에서 보여준 마운드에서 열정이나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빨리 직접 만나고 싶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