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게 미안하다" 이대호답지 않았던 화려한 배트 플립 왜? [대전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21 00: 13

대전에서 은퇴 투어를 9회 역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한 이대호(40.롯데)가 그답지 않게 화려한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이대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9회 역전 만루 홈런으로 롯데의 8-6 역전승을 이끌었다. 
대전에서 마지막 시리즈를 맞아 경기 전 은퇴 투어 행사를 가진 이대호는 3회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7회 1사 1,2루 찬스에서 3루 병살타를 치며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만루 롯데 이대호가 만루 홈런을 날린 뒤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 이대호에게 만회의 기회가 왔다. 4-5로 뒤진 채 맞이한 공격에서 롯데는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등장한 이대호는 한화 마무리 강재민의 4구째 139km 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21호 홈런. 개인 통산 12번째 그랜드슬램이었다.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간 순간 이대호는 배트를 하늘 높이 띄웠다. 평소 홈런을 치면 큰 쇼맨십 없이 묵묵히 그라운드를 돌던 이대호답지 않았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은 이대호는 또 한 번 팬서비스에 나섰다. 덕아웃 앞으로 나와 관중들을 향해 두 주먹 불끈 쥐며 커튼콜까지 했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만루 롯데 이대호가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경기 후 이대호는 “던지고 나서 (배트가) 머리에 맞는 줄 알고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까지 던질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평일에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 저를 보기 위해 와주신 것이라 보답을 하고 싶었고, 나도 모르게 (배트를) 크게 던졌다”며 “후배이지만 투수한테 미안하다. 선배가 너무 기분 좋아서 했던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투수 강재민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날 평일에도 불구하고 5,515명의 적잖은 관중들이 이글스파크를 찾았다. 이대호는 “감사 인사로 보답 차원에서 한 것이다. 저 원래 그런 거 잘 안 하잖아요”라고 재차 강조한 뒤 “(앞선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을 때 아쉬웠다. 타이밍에 괜찮았는데 빗맞은 타구가 나왔다. 마지막 타석에선 삼진 먹더라도 제 스윙을 후회없이 하려고 했다. 자신 있게 돌렸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이제 롯데의 정규시즌도 10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이대호의 여정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이날 5위 KIA가 패하면서 8위 롯데와 격차는 3경기로 줄었다.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이 살아있다. 이대호도 “포기 안 했다. 어쨌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다. 후배들한테도 한 게임, 한 타석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다른 팀 결과보다 우리가 남은 경기 더 집중해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오후 대전 한화 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만루 롯데 이대호가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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