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최하위, 그러나 초강력 ‘고춧가루’…“지더라도 멋있게 지는 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9.20 13: 46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최하위다.
2018년 깜짝 3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한화는 이듬해 9위였고,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다. 9위 두산과 11.5경기 차이라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10위가 거의 확정적이다.
그러나 최하위일수록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의 변수로 주목받기 마련이다. 1승이 절실한 상위권 팀들의 순위 싸움에 ‘고춧가루’를 뿌려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한화는 최근 상위권 팀들을 잇따라 꺾으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4승2패를 기록했다. 3위를 추격 중인 KT에 1승1패, 5위 수성에 안간힘인 KIA에 2연승, 1위를 따라잡으려는 LG에 1승1패를 기록했다. 4승이 모두 순위 싸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승리였다.
KT는 3위 키움에 2경기 뒤처져 있다. KIA는 최하위 한화 상대로 이틀 연속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모두 패배했다. 타격이 심각하다. KIA는 현재 7연패에 빠졌고, 6위 NC에 1.5경기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LG는 1위 SSG를 2.5경기까지 따라붙었다가 한화에 패하며 3.5경기로 멀어졌다.
한화는 18일 잠실 LG전에서 5-1로 승리했다. LG 에이스 켈리 상대로 5회 4득점 빅이닝에 성공하며 대어를 잡았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장민재의 5이닝 무실점 역투도 빛났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선발 투수 장민재가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위기 상황을 잘 이겨냈던 것이 주효했다. 타자들이 상대 에이스를 집중력 있게 공략해 찬스를 살렸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장민재는 최근 상위권 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고춧가루’ 부대가 된 한화의 팀 분위기를 전했다.
장민재는 먼저 베테랑 정우람의 1군 복귀를 언급했다. 정우람은 5월 중순 어깨 부상을 당해 110일 동안 재활 및 2군에 머무르다 9월 1일 확대엔트리 때 1군에 올라왔다.
장민재는 “우람이 형이 늦게 올라왔는데, 우람이 형의 힘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후배들을 이끌려고 하면서, 후배들을 다그치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했는데 힘이 부치더라. 우람이 형 존재가 미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 것이 엄청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9월에 8승8패, 월간 성적에서 5위에 올라 있다. KT(7승8패)와 SSG(6승1무8패) 보다 더 좋은 성적이다.
한화는 2019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 12승9패(승률 .571)로 월간 성적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어진 2020시즌은 10월 이후 9승1무14패(승률 .391), 도쿄올림픽 휴식기로 시즌이 길어진 지난해는 10월 이후 5승3무13패(승률 .278)를 기록했다.
매년 시즌 막판, 한화가 상위권 순위 싸움에 키를 쥐고 있다. 장민재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신경 안 쓰고 있다. 다음 주도 경기가 있고, 늘 경기를 해야 한다”며 “올 시즌이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연장선상이 있고, 다음 캠프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다음 시즌에 더 발전하기 위해서 현재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아야 한다. 장민재는 “매일매일 한화 이글스는 이기려는 팀, 끈기 있는 팀, 지더라도 멋있게 지는 팀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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