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전력감으로는 김유성이 앞선다
-이참에 KBO 차원의 제재 및 구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야
“당연히 김유성이다”.
지난 15일 화제가 풍성했던 ’2023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지켜본 현장의 한 프로야구 감독이 확신에 찬 어조로 내린 결론이다. 구속이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 등을 놓고 볼 때 둘의 현재 구위는 막상막하이지만 당장 프로야구 1군 자원으로 쓸 수 있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가 2라운드에서 지명한 키 190cm의 우완투수 김유성(20.고려대)이라는 평가이다.
한국프로야구 레전드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고교 졸업예정 투수들도 구속 등에서는 좋은 자원이 많다. 하지만 대학 2학년으로 얼리 드래프트에 나온 김유성보다는 투수 능력면에서는 아직 떨어진다. 고졸 투수들은 더 다듬어야 프로에서 쓸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김유성은 당장 프로에서 4, 5선발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 제구력과 운영 능력면에서 고졸예정 투수들보다 훨씬 앞선다”며 두산이 잘한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자신의 팀은 여론 평가 등을 고려해 김유성 지명을 검토 안했지만 아까운 자원이라는 평이었다.
이처럼 두산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뽑은 김유성은 올 시즌 고교야구 최대어 1위로 한화 이글스 지명을 받고 세계대회에서도 실력을 뽐낸 서울고 에이스 김서현(18)보다도 현재로서는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완 사이드암인 김서현은 20일 끝난 18세이하 야구 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 시속 163km의 강속구를 뿌려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특급 유망주이다. 구속에서는 김서현이 앞서지만 전체적인 투구 능력 차원에서는 김유성이 한 수 위라는 게 현재까지의 평이다.
김해고 출신인 김유성은 2년전 연고지 프로구단인 NC 다이노스가 1차지명을 했다가 중학교 시절 ’학폭 논란‘으로 계약교섭권을 포기한 유망주이다. 그럼에도 올해 팀전력이 급추락한 두산이 미래를 보고 김유성을 다시 지명, 팀재건의 한 축으로 활용키로 하면서 ’학폭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두산 구단은 “김유성이 많이 반성하고 있다. 정확하게 본인을 만나서 예전 일을 파악한 후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피해자 쪽과 아직 합의가 안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선 “내용을 상세하게는 잘 모른다”며 앞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계에서는 이 참에 KBO 차원에서 선수들의 학생시절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김유성을 포함해 여러 선수들이 학교 폭력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선발 문제를 놓고 관심사로 떠오른 올 시즌 국내파 선발 투수 에이스 안우진(키움)을 비롯해 재판까지 받게 된 이영하(두산), 김대현(LG) 등 프로야구 주축 선수들이 논란을 빚고 있기에 KBO 차원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야구계 인사들은 학교 폭력이 절대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이고 용서받기 힘든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음주운전 등 다른 사안들과 비교해볼 때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로 KBO 차원에서 별도 제재 후 진정성 있는 반성이 있으면 기회를 줄 수 있는 규정 등을 만들 시점이라고. 속죄하면 기회는 줘야 한다고.
김유성 같은 경우처럼 아마야구 차원에서는 이미 제재를 받았지만 프로에서는 별다른 상벌규정이 없어 지명시 다시 여론 재판을 받는 현재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테면 프로 지명시 1순위 지명 제외라든가, 입단 후 일정기간 1군 출장 금지 등 제재 규정 마련과 함께 합리적으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참고로 김유성은 2017년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 정지 5일 징계를 받았고, 2018년 2월 창원지방법원의 20시간 심리치료 수강과 4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여기에 김유성 논란이 커지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2020년 9월 28일 김유성에게 1년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김유성은 고려대 진학 후 징계를 모두 소화한 상태다. 아마야구 차원에서 징계는 모두 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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