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선수의 타격왕 도전을 어떻게 봐야할까. 국민타자 이승엽은 아무런 보상도 없는 마지막 시즌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대호(롯데)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31경기 타율 3할3푼9리 20홈런 88타점 OPS .888. 은퇴투어를 하고 있는 이대호의 성적이다. 타율 2위, 최다안타 3위(169개), OPS 6위, 타점 7위, 홈런 공동 8위로 2017년 국내 복귀 후 최고의 한 시즌을 치를 기세다. 더 놀라운 건 이대호의 지금 나이가 마흔이라는 것.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집약해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 엄청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 KBO 홍보대사는 그 누구보다 이대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이 홍보대사는 “이대호는 아마 은퇴식 때 울 것이다. 얼마나 슬플까. 눈물이 안날 수가 없다”라며 “아무리 해볼 걸 다 해봤다고 해도 그게 아니다. 20년이 넘게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었고, 이제 사직구장 타석에 설 수 없으니 얼마나 아쉽겠나”라고 후배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다.
이 홍보대사 또한 마지막이었던 2017시즌 135경기 타율 2할8푼 24홈런 87타점의 활약 속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 누구보다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이의 마음을 잘 알 터. 이 홍보대사는 “은퇴 시즌을 이렇게 훌륭하게 보내는 선수는 인정을 해줘야 한다. 홈런을 하나 더 친다고 해서 좋아질 게 하나도 없다. 연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1년을 더 연장할 수도 없다”라며 “그런데 최선을 다하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칭찬했다.
이대호는 KBO리그 2189안타, 일본프로야구 622안타, 메이저리그 74안타로, 현재 한미일 통산 2885안타를 기록 중이다. 3000안타라는 대기록까지 115개가 남은 상황. 만일 한 시즌이 더 남아있다면 도전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현역 이대호를 볼 수 없다.
이 홍보대사는 “3000안타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한 시즌 더 뛸 수 없나”라고 아쉬워하며 “팬들이 내게 항상 클래스가 다른 선수라고 이야기해주시지만 이대호는 또 나와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다. 정말 대단하다. 3000안타를 치고 은퇴를 하면 좋겠지만 미리 발표를 했기 때문에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은퇴투어 1호 주인공인 이 홍보대사 또한 2016시즌에 앞서 구단에 미리 은퇴 의사를 전달하고 마지막 두 시즌을 뛰었다. 그는 “2년이면 팀이 어린 선수들을 키울 준비를 할 수 있고, 또 2군 선수들도 2년만 고생하면 1군에 올라갈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생길 것 같아 미리 발표를 했다. 결국 내가 빠져야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라고 당시 뒷이야기도 전했다.
한편 이대호는 오는 10월 8일 사직 LG전에서 공식 은퇴식을 거행한다. 은퇴투어는 20일 대전 한화전, 22일 잠실 LG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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