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미국 갔지만…한화 가는 18세 국대 에이스 "한국에서 먼저 성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9.20 03: 44

1학년 때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주목받은 투수 유망주 심준석(18·덕수고)은 지난달 16일 마감이었던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신청을 하지 않았다. 고심 끝에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이라면 난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올해 한화는 그런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었다. 심준석 못지않은 투수 유망주로 급성장한 김서현(18·서울고)이 있어 오히려 고민을 덜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지난 15일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주저하지 않고 김서현의 이름을 호명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참가로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김서현은 지명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심준석의 미국행으로 일찌감치 한화행이 유력했지만 그래도 막상 지명이 결정되고 나니 가슴이 벅찼던 모양이다. 

서울고 김서현. 2022.08.12 /ksl0919@osen.co.kr

김서현을 드래프트 다음날 구단을 통해 “전체 1순위로 뽑아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드래프트를 라이브로 보지 못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 제 이름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실감이 났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라이벌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직행을 결정했지만 김서현은 처음부터 KBO리그 진출만을 바라보고 공개 선언했다. 한화행이 유력해진 뒤에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 김서현은 “처음부터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부터 성공하는 게 꿈이자 목표였다. 이제 한 발짝 다가가는 것 같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강조했다. 
188cm, 91kg 큰 체구의 우완 스리쿼터 투수 김서현은 150km대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 팔 각도와 키킹 동작을 자유자재로 하면서도 제구가 될 만큼 투구 밸런스와 공 던지는 감각이 좋다. 이번 U-18 야구 월드컵에서도 4연투 포함 6경기에서 2승1세이브를 거두며 17⅔이닝 동안 탈삼진 18개를 기록, 이 부문 대회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 16~17일 일본-대만전에서 101~102마일(162~164km) 강속구가 현지 중계 스피드건에 측정돼 화제가 됐다. 실제 구속이 3~4마일 낮다고 해도 156~158km에 달한다. 
1차 지명된 한화 이글스 김서현(서울고)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2022.09.15 /cej@osen.co.kr
김서현은 “빠른 직구에 변화구 제구력도 갖췄다는 것이 제 장점이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직구와 변화구를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다”며 “어느 보직이든 팀에서 맡겨주시는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위기 때 마운드에 올라 팀을 이기게 하는 불펜 쪽에 더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투수로 팀 내 좌완 불펜 에이스 김범수를 꼽은 김서현은 “파이어볼러로 항상 강속구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이 멋있다. 또 최근에 입단한 문동주 선배님과도 친해지고 싶어 몇 주 전부터 팔로우를 걸어 SNS 친구가 됐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소통은 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맞붙고 싶은 타자로는 “같은 서울고 출신의 KBO리그 최고 타자 강백호(KT)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다”고 지목했다. 
‘불세출의 투수’ 고(故) 최동원을 따라 금테 안경을 쓰는 김서현은 “롤 모델은 여전히 최동원 선수다. 한순간에 매료돼 초창기 KBO리그 야구를 자주 보게 됐는데 최동원, 김재박, 선동열 선수 영상을 자주 보고 있다”며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로 “한화가 꼭 다시 우승하도록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KBO리그 신인왕, MVP 등 개인 타이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waw@osen.co.kr
U-18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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