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대표팀의 ‘원투펀치’ 김서현(서울고)과 윤영철(충암고)이 U-18 야구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야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스미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30회 U-18 야구 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3~4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2-6으로 패해 4위 노메달로 마감했다.
하지만 대회 9경기에서 7연승을 거두며 7승2패로 전체적인 성적은 좋았다. 오프닝 라운드 첫 경기 미국전 패배(3-8)에 발목이 잡혀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일본에도 덜미를 잡혀 메달은 놓쳤지만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특히 대표팀 원투펀치 김서현과 윤영철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두 선수는 지난 15일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2순위로 각각 한화와 KIA에 지명을 받았고, 대회 기간 내내 그 이유를 보여줬다.
김서현은 현지 중계 스피드건에 최고 102마일(164km) 강속구가 측정돼 화제를 모았다. 실제 구속보다 3~4마일 빠르게 측정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못해도 97~98마일(156~158km)은 던진 것으로 보인다. 188cm 큰 키에서 스리쿼터, 사이드암으로 팔 각도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까다로운 공을 구사했다.
4일 연속 투구에 나선 이날 일본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무너진 게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대회 6경기에서 2승1세이브를 거두며 탈삼진 전체 1위에 올랐다. 10⅔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잡아 9이닝당 15.2개로 가공할 만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좌완 윤영철의 호투도 빛났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3승(1패)을 올린 윤영철은 일본 가와하라 시키와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대회 통틀어 가장 많은 17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21 탈삼진 17개를 기록했다. 볼넷은 2개에 불과했다. 첫 경기 미국전 2개를 끝으로 마지막 4경기 15⅓이닝 동안 무볼넷 행진을 펼쳤다.
자신의 장기인 송곳 같은 제구를 잘 살렸다. 공이 빠르진 않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와 주무기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기복 없이 안정적인 투수였다. 18일 멕시코전 4이닝 49구 2실점에 이어 이날 일본전에도 연투로 4⅔이닝 60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 선수를 지명한 한화와 KIA도 이번 대회를 보며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3년 연속 최하위가 눈앞인 한화는 내년부터 즉시 전력으로 김서현의 활용 가능성을 보고 있다. 5위 자리를 위협받는 KIA도 최근 7연패 충격에도 윤영철의 활약에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