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장민재가 ‘LG 징크스’를 극복했다.
장민재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6승째.
무엇보다 LG 상대로 무려 1227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2019년 5월 10일 LG 상대로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장민재는 초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1회 2사 후 김현수에게 안타, 채은성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하주석이 앞으로 달려나오지 않고 제 자리에서 기다렸다가 잡는 바람에 1루에서 세이프 됐다. 2사 1,3루 위기였다. 전날 홈런을 친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는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형종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2루 도루를 허용했다. 1사 2루 위기에서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잡았다. 유강남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3회 볼넷 1개를 내줬으나 채은성, 오지환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 5회 2사 2루에서 채은성을 투수 땅볼로 무실점으로 끝냈다.
한화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로 인해 장민재의 열정적인 장면도 나왔다. 1회 2사 1,3루에서 좌타자 오지환 상대로 우측 시프트였다. 3루수가 2루 옆으로 옮겨 3루주자는 견제가 안 됐다. 3루주자 김현수가 홈으로 리드폭이 길자, 장민재가 직접 마운드에서 3루로 달려가 견제를 하기도 했다.
경기 후 장민재는 “거리상 아웃 잡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주자가 너무 많이 나와 있어서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3회 1사 후 김현수가 때린 타구는 3루 파울 지역에 떨어졌다. 장민재는 잡을 수 없는 거리였음에도, 내야 좌측이 텅 비어 있어 끝까지 파울 타구를 잡으려 전력 질주했다. 그는 “혹시 파울라인을 안 넘어가고, 페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뛰었다. 아웃카운트 1개가 중요하고 크다”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5회 1사 1루에서도 수비 시프트로 3루 지역이 비었다. 좌타자 김현수가 3루쪽 기습 번트를 시도했는데, 장민재가 재빨리 달려가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을 잡았다. 투수 뿐만 아니라 수비수로서도 바쁜 하루였다.
장민재는 “(시프트로) 3루가 비어도 크게 의식을 하진 않는다. 번트도 예상은 한다. 그런데 5회 김현수 번트는 솔직히 예상 못했다. 타구가 좀 정면으로 와서 다행이었다. 조금 옆으로 갔다면 아웃잡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민재는 이날 피칭에 대해 “LG 타자들이 강타자가 많아서 실투를 줄이려다 어렵게 갔다. 어떻게 빨리 아웃을 잡을까 생각하다가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5이닝을 잘 막아냈다”고 말했다.
상대 타자들이 장민재의 주무기 포크볼을 잘 알고 있다. 장민재는 “상대가 내 볼을 할거다. (볼배합) 어떤 조합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타자가 구종을 노리지 못하게 하는데 신경쓴다. 포크볼 기다릴 때 직구를 던지고, 직구 타이밍에 포크볼을 던지고, 약하게 던진다든가. 타이밍을 못 맞추게 하면 정타가 나오지 않는다. 직구든 포크볼이든 실투를 줄이자는 생각이다. 실투로 홈런, 장타를 맞는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