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규정이닝 재진입과 함께 13승째를 거두며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MVP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 57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며 청정 타자 최다 61홈런에 도전 중인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와 MVP 레이스가 점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에인절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1회 선제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투타에서 북 치고 장구 쳤다. 시즌 13승(8패)째를 거두며 규정이닝에 재진입한 오타니는 AL 평균자책점 5위(2.43), 탈삼진 3위(196개), 다승 공동 5위에 올랐다.
지난해 오타니는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56개를 기록했다.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OPS .965로 활약, 역사적인 투타겹업 시즌을 인정받아 만장일치로 MVP를 거머쥐었다.
올해는 타자로 140경기 타율 2할6푼6리(519타수 138안타) 34홈런 89타점 82득점 11도루 OPS .891로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진다. 하지만 투수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면서 투타 밸런스로는 지난해 못지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1918년 보스턴 레드삭스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 이후 10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 위업을 달성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규정이닝-규정타석도 가시권이다.
오타니도 이날 경기 후 ‘AP통신’ 등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를 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은 시즌이라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대행도 ‘오타니 MVP론’을 펼쳤다. 네빈 대행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양키스 3루 베이스코치로 일해 저지와도 돈독한 관계이지만 이제는 에인절스 사령탑으로 오타니 편을 들고 있다.
네빈 대행은 “투타 모두 지배적인 활약은 이전에 보지 못한 것이다. 오타니는 지금 야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 다른 누군가가 그처럼 투타겸업으로 활약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며 “저지를 아들처럼 사랑하지 오타니는 아무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야구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적장도 인정했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오타니가 올해 투수로 정말 멋진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 톱클래스 투수임에 틀림없다”며 “100마일 공을 던질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슬라이더로 아웃을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타니는 107개 공 중에서 슬라이더가 51개로 가장 많았는데 헛스윙만 10개를 이끌어낼 만큼 위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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