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선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잭 렉스(롯데)는 왜 ‘국대 잠수함’ 고영표(KT)의 투구에 혀를 내둘렀을까.
렉스는 지난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15차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1회 삼진으로 KT 선발 고영표의 공을 익힌 렉스는 0-0이던 3회 2사 3루서 1타점 선제 2루타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좌익수 김민혁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뒤로 빠지며 장타가 되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2-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우전안타, 8회 무사 1루서 다시 우전안타를 차례로 치며 11일 사직 NC전 이후 5경기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렉스는 “경기를 이겨서 좋고 오늘 승리의 공은 굉장히 잘한 투수진과 큰 활약을 많이 해준 지시완에게 돌리고 싶다”라고 겸손한 승리 소감을 전했다.
렉스는 지난 15일과 16일 사직 키움전에서 연달아 사구를 기록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렉스는 투지가 넘치는 선수다. 몸 상태는 괜찮다”라고 선수의 출전 의지를 칭찬했고, 렉스는 3안타로 건강을 입증했다.
렉스는 “감독님 말씀대로 난 아파도 참고 이겨내면서 계속 경기에 나가려고 한다. 특히 시즌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팀원들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 우리 팀원들이 참 열심히 한다”라고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렉스는 이날 경기서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KT 에이스 고영표의 투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직을 방불케 하는 롯데 원정팬들의 응원이었다.
렉스는 “고영표의 공이 굉장히 좋았다. 제구가 워낙 뛰어나 애를 먹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맞힌다는 생각으로 임해 결과를 냈다”라며 “미국에 있을 때도 종종 잠수함 유형의 투수를 만났지만 고영표만큼 원하는 곳에 던지면서 애를 먹이는 투수는 처음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취재진이 그런 투수를 상대로 2안타를 쳤다고 언급하자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이렇게 특별한 응원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특히 홈뿐만 아니라 원정까지 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게 특별한 경험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좋은 힘으로 작용하며, 팬들의 응원에 항상 보답하고 싶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응원가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렉스는 지난 7월 20일 DJ 피터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입단해 이른바 대체 외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44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3할2푼 8홈런 27타점 OPS .902 득점권타율 4할의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렉스는 “내가 하던 루틴대로 계속 하되, 그 동안 해왔던 걸 새로운 리그에 맞춰나가고 있다. 또 주변 팀원들과 직원들이 계속 도움을 주고 있어 빠른 적응을 할 수 있었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