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개최한 홈런더비 이벤트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곽윤기는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에서 열린 ‘FTX MLB 홈런더비 X’ 다저스와 컵스의 준결승 경기에서 다저스 세 번째 타자로 출전했다. 비록 타격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지만 수비에서는 이승엽의 타구를 무려 두 차례나 잡아내면서 팀의 55-54 끝내기 승리에 기여했다.
다저스 팀을 이끄는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곽윤기가 타구를 잡았을 때 너무 기뻐서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 곽윤기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나이스 캐치를 해낸 것이 팀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정근우 역시 “오늘 MVP는 (곽)윤기라고 생각한다. 타격에서도 2점 타겟을 맞췄고 수비에서도 2점을 따낸 것이 승리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라고 곽윤기를 칭찬했다.
곽윤기는 “사실 팀에서 나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생각보다 내가 잘해줘서 그렇게 칭찬을 해준게 아닌가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승엽의 타구를 두 번이나 잡아내며 팀 승리에 기여한 곽윤기는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동호인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에게 평생 안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너는 (이승엽) 타구 잡아봤냐’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이고 야구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타구까지 잡다니 거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과 비슷한 기분이지 않나 싶다”라며 이승엽의 타구를 성공적으로 수비한 것을 기뻐했다.
홈런을 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한 곽윤기는 “수비 연습은 하나도 안했고 타격 연습은 엄청 했는데 타격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수비를 잘하니까 약간 딜레마에 빠졌다. 연습한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연습하지 않은 것이 나오니까 다음 경기에서는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0홈런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지만 타격에 욕심을 보인 곽윤기는 “개인적으로 타격이 좋은 경기가 관중으로 봤을 때는 더 재밌다. 그래서 최대한 컨택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잘 맞추지 못해서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수비에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 곽윤기는 “사실 메이저리그 관계자분들이 나에게 기대했던게 이런 수비 장면이 아닐까 싶다. 내가 스피드가 빠른 스케이팅 선수다보니까 발이 빨라서 이런 모습을 기대한 것 같다. 엄청 만족스러운 수비였다. 그래도 타격을 더 잘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