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FA’ 없었다면 한화와 꼴찌 싸움할 뻔…왜 우승 감독은 한숨 쉴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9.17 03: 47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부상’ 악재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이탈했지만, 어떻게든 전력을 추스려 ‘가을 야구’ 진출권은 사실상 확보했다. 3위 키움에 2경기 차 뒤처진 4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싸움을 하고 있다.
시즌 막판 3위로 치고 올라가려는 시기에 중심타자 박병호가 발목 인대 부상으로 빠졌다. 지난 10일 키움전에서 박병호는 좌중간 안타를 치고 2루에서 태그를 피해 베이스를 밟다가 오른 발목을 접질렀다. 병원 검진 결과 발목 앞뒤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정규 시즌 복귀는 어렵다.

10일 고척 KT-키움전. 2회초 KT 선두타자 박병호가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날린 후 2루에서 다리 부상을 입으며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강철 감독이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2022.09.10 /cej@osen.co.kr

올 시즌 강백호가 2차례 부상(오른 엄지발가락 골절, 왼쪽 햄스트링)으로 110일 가량 빠졌었는데, 이강철 감독에게 박병호의 부상 이탈이 가장 치명적인 전력 손실이다. 33홈런 93타점의 4번타자가 빠져 공격력 손해가 막심하다.
이 감독은 “4~5월 팀이 어려울 때 병호가 큰 활약을 했다. 병호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아마 한화와 꼴찌 싸움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짜다. 다들 병호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고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강백호가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고, 외국인 선수까지 빠지면서(교체) 박병호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박병호는 5월 11홈런, 6월 10홈런을 몰아쳤다. 접전 경기를 승리하면서 하위권으로 처지지 않았고, 투수들도 힘을 받아 마운드가 버텼다.
이 감독은 “병호 역할이 엄청 컸다. 누가 치나. 병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쳤다. 역전 홈런, 따라가는 홈런, 굳히기 홈런 이런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3년 30억원에 FA 영입을 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공격에서 역할 외에도 1루 수비 공백도 뼈아프다. 박병호가 빠지면서 1루 수비도 흔들리고 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빠졌을 때는 타자가 한 명이 빠진 것이다. (박)병호가 빠지면 수비에서 지금 표시가 확 난다. 백호 빠졌을 때는 지명타자 한 자리를 돌려쓰면 된다. 병호가 빠지면 1루 수비까지 돌려야 한다”고 한숨 쉬었다.
공교롭게 최근 KT는 1루 수비에서 치명적이 실책이 연이어 나와 패배했다. 이 감독은 “병호가 1루 수비를 잘 한다. 투수들의 신뢰가 컸다. 다른 선수 빠질 때보다 여파가 더 크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지난 15일 KT는 잠실 LG전에서 0-2로 패배했는데 박병호 공백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5회 1사 1,2루에서 서건창의 강습 타구를 1루수가 제대로 잡지 못하고 미트에 맞고 뒤로 빠지는 실책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2사 후 적시타를 맞아 2실점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5월 17일 수원 LG전과 대조적이었다. 당시 KT는 0-2로 끌려가다 8회말 2사 3루에서 박병호가 투런 홈런을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곤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이 칭찬한 박병호의 영양가 만점 홈런 덕분으로 역전승이 가능했다.
한편 박병호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해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복귀를 위해서다. 진단 결과 재활을 하면 4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붓기가 빠지면 병원을 오가며 상태를 정확히 검진받고 재활 프로그램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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