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 11라운드 지명을 모두 마친 KT 위즈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프로의 꿈을 이룬 선수가 그 동안 자신을 위해 애쓴 부모님을 향해 감사함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KT 관계자는 “프로선수가 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신경써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달하고, 프로 선수로서 초심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뜻 깊은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KT는 이날 1라운드 김정운(대구고 투수)를 시작으로 2라운드 정준영(장충고 외야수), 3라운드 손민석(경남고 내야수), 4라운드 김건웅(성남고 투수), 6라운드 이준희(휘문고 포수), 7라운드 유현인(단국대 내야수), 8라운드 황의준(수성대 외야수), 9라운드 정진호(청담고 투수), 10라운드 이준명(동의대 투수), 11라운드 강건(장안고 투수) 등 10명을 차례로 선발했다. 5라운드는 지명권 트레이드로 미지명.
이날 드래프트 현장을 찾은 선수는 3라운드 손민석과 4라운드 김건웅 등 2명. 이들은 구단이 제공한 로고볼에 프로 지명을 기념하는 사인을 한 뒤 각자의 부모에게 전달했다. 사인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도 직접 작성했다. 선수와 부모에게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손민석은 “너무 떨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뽑혀서 정말 좋았다. 책임감을 갖게 됐다”라며 “어머니께 사인공을 드리는데 우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사하면서도 미안했다. 항상 건강히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지금까지 많이 고생하셨고 열심히 해서 프로에서도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효도를 다짐했다.
꿈을 이룬 아들의 사인공을 받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손민석의 모친인 변수빈 씨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기뻤다. 몇 달 전 KT에서 아들을 데려가는 꿈을 꿨는데 현실로 되니 너무 믿기지 않고 기쁘다”라며 “‘성공하겠습니다’라는 문구에 본인의 마음과 각오가 담긴 것 같아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들이 앞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철도 많이 들고 인성적으로도 많이 발전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라고 기뻐했다.
김건웅은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공에 사인을 해봤다. 그는 “공에 처음 사인을 했고, 이걸 누군가에게 주는 게 남다른 기분인데 대상이 부모님이라 뜻 깊었다. 기쁜 날이라 부모님이 안 울고, 나보다 더 오늘을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동생도 야구를 하는데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인 만큼 열심히 해서 1라운더가 됐으면 좋겠다. 프로에서 보자”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건웅의 모친 이현희 씨는 “이런 뜻 깊은 자리가 있는지 몰랐는데 아이가 직접 사인을 해줘 감격스러웠다. 벌써 이렇게 커서 마음을 부모님께 전달하는 게 고마웠다”라며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고, 멘탈이 강해 슬럼프 속에서도 잘 버틸 것으로 믿는다. 야구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인 만큼 모든 부문에서 자기만의 프로 의식을 가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KT는 이밖에 프로 지명을 축하하고 구단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지명된 선수 유니폼에 ‘ROOKIE’라는 단어를 새겼다. 또한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가족에게 손수 구단 모자를 선물했고, 지명 선수의 가족사진 촬영도 실시했다. 이는 편집을 거쳐 오는 10월 중 전달할 예정이다.
구단의 세심한 준비 덕에 손민석과 김건웅 모두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날 가족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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