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같은 1무였는데...
KIA 타이거즈는 지난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6-7로 무릎을 꿇었다. 1-5로 뒤졌지만 동점을 만들고 끝내기 찬스까지 얻었으나 살리지 못했다. 결국 연장 12회초 결승점을 내주면서 4시간 52분의 혈투 끝에 결국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IA는 고비였던 지난주 추석 수도권 6연전에서 4승2패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이제는 5위 안정권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양현종을 내세워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6으로 역전패 한 것이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결국 전날까지 4연패를 당했다.
4연패 과정에서 득점권 타율은 1할2푼9리. 사실상 주력 타자들이 모두 슬럼프로 돌아섰다. 흔치 않는 찬스가 오더라도 잔루만 양산했다. 선수들도 조급해졌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전 "선수들이 심적으로 힘들어한다. 타석에서 너무 의식한다. 풀리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타선 침묵은 이날도 이어지는 듯 했다. 한화 선발 김민우에게 눌렸다. 1회 선두타자 박찬호가 좌전안타로 출루했으나 병살타가 나왔다. 나성범의 2루타는 헛심이 되었다. 3회는 1사후 김도영이 2루타를 터트렸으나 후속타가 없었다. 5회 김선빈이 선두타자 홈런을 날려 1-3으로 추격했다.
6회 소크라테스가 홈런을 또 터트렸으나 한 점짜리였다. 7회 무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더니 8회 비로소 응답했다. 8회 1사 2,3루에서 최형우의 내야땅볼로 한 점을 추격했고, 김선빈과 류지혁이 연속 2루타를 날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모처럼 빅이닝을 만들었다.
결정적 순간 또 침묵했다. 9회말 1사1,2루에서 나성범 삼진, 소크라테스는 범타로 물러났다. 10회말은 5-6으로 뒤졌으나 무사 1,3루에서 류지혁의 동점 2루타가 나왔고 무사 2,3루 기회로 이어졌다. 그러나 박동원과 김도영이 헛스윙 삼진, 박찬호도 범타에 그쳤다. 스퀴즈번트 작전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11회와 12회도 득점권에 주자가 있었으나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더욱이 KIA는 연장 12회초에 고영창을 올린 것이 패인이 됐다. 12회를 막으면 최소한 무승부였다. 무승부는 시즌 막판 승률 싸움에서 1승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고영창은 1사후 유로결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무명의 허관회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허무하게 결승점을 내주었다.
KIA는 전날에 이어 이틀연속 연장혈투를 벌이느라 가용 불펜을 소진했다. 당장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필승조를 가동하기 힘들어졌다. 선발 임기영이 최대한 이닝을 소화하는 수 밖에 없다. 말연패도 끊지 못하고 상처뿐인 연장혈투였다. 그나마 타선이 15안타를 터트린 것은 고무적이었다. 6득점에 그쳤지만 말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