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팀에 도움이 됐다".
4시간 52분의 혈투. 마침표를 찍은 것은 무명의 포수였다. 한화 이글스는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끝에 7-6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23살 포수 허관회였다.
2019년 2차 9라운드에 낙점받았다. 1군 경기는 2020년 1경기, 2021년 28경기 79타석을 소화하며 경험했다. 올해는 전날까지 8경기 11타석 9타수 2안타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도 벤치에서 출발했으나 10회초 공격에서 선발포수 허인서 대신 김인환을 대타로 기용하면서 10회말부터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허관회는 10회말 동점을 내주고 무사 2,3루 끝내기 위기에서 장시환과 호흡을 맞춰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막아냈다. 이어 12회초 1사후 유로결이 볼넷을 골라내자 KIA투수 고영창의 투심을 받아쳐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1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기막힌 결승타가 되었다.
허관회는 "타이밍이 늦지만 않게 하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처음으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어리다는 이유로 좋게만 봐주시는 것들에 안주했는데 오늘을 계기로 더욱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무조건 뽐내야 하는 선수다. 기회가 오면 반드시 내 역할을 해내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남은 시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