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님 잘 뽑으셨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인드래프트. 프로의 꿈을 이룬 자식을 둔 부모만큼 감격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KBO리그 최다안타(2504개) 레전드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서 함께 뛰는 동의대 포수 윤준호와 단국대 내야수 유현인이 나란히 프로 구단 지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서현(한화), 윤영철(KIA), 김유성(두산) 못지않게 관심을 끈 드래프트 참가자가 바로 윤준호와 유현인이었다. 김서현, 윤영철이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면 윤준호, 유현인은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최강 몬스터즈에서 각각 포수와 내야수로 활약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들은 박용택, 정근우, 유희관, 정성훈, 심수창 등 야구계 대선배들의 조언 속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최강야구 선배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은 이들은 모두 프로의 꿈을 이뤘다. 먼저 윤준호가 두산 베어스의 5라운드 49순위 지명을 받았고, 뒤이어 유현인이 KT 위즈 7라운드 70순위로 프로 선수가 됐다.
현장을 찾은 박용택 위원은 같은 팀 동료이자 야구계 후배의 프로행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 선수의 이름이 불리는데 눈이 뜨거워졌다. 눈물도 흘렸다”라고 감격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박 위원은 KT가 유현인을 지명한 순간 직접 나도현 KT 단장 옆으로 가서 “잘 뽑으셨어요”라고 엄지까지 치켜세웠다고 한다.
이승엽 감독은 직접 현장을 찾진 못했지만 SNS를 통해 “후배들이 많은 시간 고생해서 오늘을 기다려왔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만큼 좋은 결과 받기를 응원한다. 직접 가서 응원하고 싶지만 지방 스케줄이 있어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파이팅”이라고 두 선수의 프로 지명을 응원했다.
유현인은 지명 후 KT를 통해 “KT라는 최고의 팀에 지명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예의와 실력을 겸비한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최강야구에 나온 2명 모두 지명돼 너무 좋고, 앞으로 남은 최강야구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어떤 프로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인성이 먼저 된 선수가 되고 싶다. 여기에 실력까지 갖춰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함께 지명된 윤준호를 향한 선전포고(?)도 들을 수 있었다. 유현인은 “준호에게도 너무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팀에서 남은 기간 승률 7할 유지할 수 있도록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라며 “이제 상대로 나를 만나면 나를 속이려고 노력할 텐데 나도 봐주지 않고 정면 승부하겠다”라고 프로에서 맞불을 그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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