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지명 순이 아니다…韓 최초 110순위 신인 “절박하고 악착같이 뛰겠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9.16 03: 49

행복은 지명 순이 아니었다.
2023 신인드래프트 날 전체 1순위 김서현(한화), 2순위 윤영철(KIA)보다 더 감격한 선수가 있었으니 KBO 출범 후 최초로 110순위 지명을 받은 강건(KT)이었다.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는 1차 지명 폐지와 함께 2013 드래프트 이후 10년 만에 전면드래프트로 진행됐다.

강건 / KT 위즈 제공

이는 10구단 체제 첫 전면드래프트로, 1라운드 1순위부터 11라운드 110순위까지 총 110명 지명이 이뤄졌다. 1차 지명 제도가 있던 시절에도 110명의 프로의 꿈을 이뤘지만 당시에는 1차 지명 10명 우선 선발 이후 1라운드 1순위부터 10라운드 100순위까지 2차 지명이 이뤄졌다. 11라운드 지명은 KBO리그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KT가 10라운드 100순위로 동의대 투수 이준명을 뽑은 뒤 최초의 11라운드 지명이 시작됐다. 강릉고 내야수 김예준의 한화행을 시작으로 경기고 내야수 고윤호(KIA), 인천고 내야수 배인혁(롯데), 순천효천고 투수 김주환(NC), 세광고 투수 김준영(SSG), 원광대 내야수 서유신(키움), 홍익대 내야수 강민균(LG), 청주고 포수 박진우(삼성), 휘문고 투수 남율(두산)이 차례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이제 신인드래프트 종료까지 마지막 한 자리가 남은 상황. 그리고 11라운드 110순위 지명권을 가진 KT가 연고 지역인 장안고 투수 강건을 호명하며 총 11명 지명을 마쳤다.
강건은 올해 고교야구 11경기에 나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94를 남겼다. 51⅔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53개를 잡아냈다. 사사구는 30개. 지명을 예상하지 못한 강건은 현장이 아닌 학교에서 드래프트를 지켜봤다. 뽑힐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드래프트가 끝나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강건은 구단을 통해 “끝까지 지명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침착하게 기다렸다”라며 “이름이 불릴 때 울컥했고, 부모님께서도 많이 우셨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감격의 지명 소감을 전했다.
평소 응원하던 KT의 지명을 받으며 기쁨은 배가 됐다. 강건은 “나는 연고지 구단인 KT의 팬이다. 내가 그 팀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라며 “가장 마지막에 지명됐는데 불러주신 만큼 더 절박하고 악착 같이 뛰는 프로 선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KT는 강건을 비롯해 대구고 투수 김정운(1순위), 장충고 외야수 정준영(2순위), 경남고 내야수 손민석(3순위) 등 걸출한 선수들을 대거 품었다.
나도현 단장은 “중장기적으로 전력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 강화를 위해 힘썼다”라며 “사전에 세웠던 전략대로 원하는 선수들을 지명해서 만족스럽고, 이번에 지명된 선수들이 구단의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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