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가을이 되자 강력한 선발진을 가동하고 있다. 최원태가 빠졌는데도 안우진,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 정찬헌, 한현희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제몫을 하고 있다. 9월 선발 평균자책점(ERA)이 1.25에 불과하다. 팀 전체 9월 ERA 2.21의 짠물 마운드의 힘이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최근 6경기의 선발성적이 더욱 놀랍다. 6경기 가운데 10일 KT전에 등판한 정찬헌이 6이닝(1실점)만 소화했다.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야구를 펼치고 있다. 6경기 42⅔이닝동안 단 5실점(4자책)에 그쳤다. ERA 0.84의 믿기지 않는 기록을 냈다.
그 강력한 선발진의 중심에 요키시와 안우진의 원투펀치가 자리잡고 있다. 안우진은 에이스로 우뚝섰다. 26경기 13승7패,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 중이다. 196탈삼진(1위)에 21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요키시는 27경기 10승7패, ERA 2.23, 21QS를 기록 중이다.
지난 13~14일 KIA와의 광주 2연전에 나란히 출격해 2연승을 이끌었다. 안우진은 8이닝 1실점, 요키시는 7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요키시는 역대 6번째로 4년 연속 10승을 따내며 외인 레전드의 길을 가고 있다. 안우진은 데뷔 첫 풀타임과 함께 2012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토종 200탈삼진을 눈 앞에 두었다.
안우진-요키시의 원투펀치는 SSG 랜더스 김광현(12승)-윌머 폰트(13승),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15승)-아담 플럿코(15승)와 함께 팀 상위권 성적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향후 3위 싸움에서도 풀가동하고, 가을무대에서도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타선지원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벌써 동반 15승을 했을 것이다.
키움 원투펀치의 탄생은 안우진의 성장이 절대적이었다. 160km 강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고속 변화구 삼단콤보에 안정된 제구와 스태미너까지 리그 최강의 투수로 발돋음했다. 그 과정에서 요키시의 존재도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마운드 운영능력과 안정성, 투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요키시는 함께 커리어하이 기록을 내자는 제의도 하며 자극했다.
요키시는 지난 14일 KIA전 승리 이후 안우진을 특별히 언급했다. "올해 많이 성장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냈다. 연초에 '내가 커리어하이를 하면 너도 해야한다. 그러면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런 궤도를 향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장해 기쁘다. 계속 성장해 최고 투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살 어린 투수의 성장은 그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sunny@osen.co.kr